since.2000.09.07


별로 네타바레 당할 건 없지만 그래도 일찌감치 봐야 극장에서 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개봉 첫주에 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광고 문구 중에서 Dance Again이 굉장히 마음에 드네요. 그야말로 다시 한번 춤추기 위해 모였습니다. 역전의 용사들. 춤추는 대수사선 극장판 2편입니다.

이번 극장판 2편은 일종의 ‘대수사선 시리즈‘의 마무리가 아닐까 싶군요. 뭔가 더 나오려면 나오겠지만 이 시리즈의 가장 큰 갈등이었던 캐리어와 현장간의 갈등이 ‘어느 정도‘는 해소되었기 때문에 이제 이 관련으로 뭔가 더 이야기를 만드는 데에는 무리가 있을 듯합니다.

영화는 극장판으로부터 5년 후입니다. 당시에는 휑하기 그지 없었던 오다이바는 수많은 빌딩이 들어서고 관광의 명소로 자리잡게 되었고… 그리고 한가했던 완간서도 여러가지 ‘잡무‘들이 늘어나면서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TV 시리즈에서도 그랬고 지난 극장판에서도 그랬지만 본청이 관리할만한 ‘큰 사건‘과 관할서에서나 처리할 ‘작은 사건‘이 서로 부딪히고 무로이 쪽과 아오시마 일행이 그것 때문에 갈등하게 된다는 구조는 여전합니다.

여전히 보고만 있어도 내 얼굴도 같이 찌푸려지는
무로이 관리관~

완간서 안에서 가족단위의 소매치기범과 난데없이 여자 화장실에서 여고생들 뒷덜미를 덮쳐 이빨 자국(-_-)을 남기고 사라지는 변태 때문에 시끄러울 무렵, 어느 회사의 중역 간부가 살해당해 빨간 실로 나무에 묶인 채 발견됩니다. 그리고 그 살인 사건을 위해 다시금 완간서 안에는 특수수사본부가 세워지고… 마치 이들을 비웃듯이 살인 사건을 추가로 계속 발생하는데… 이번에는 무로이 관리관과 일본 최초의 여성 관리관 오키다가 함께 파견됩니다. 그리고 이번 본부장은 이 오키다가 사건을 진두지휘하게 됩니다만…
이번 극장판에서는 이 오키다를 ‘순수한 악역‘으로 내세워 이야기를 끌고 나갑니다.(그야말로 근간에 보기 드물게 ‘순도 100%‘ 악역이라서 작위적인 느낌마저 듭니다만)

스미레는 이제 화장으로 얼굴을 가리기에는
슬슬 한계가..;

그리고 이 악역에 맞서면서 새로이 꽃피는(?) 무로이와 아오시마의 우정이 가장 볼만하더군요. ^^(저는 와쿠 씨와 그 본청 사람처럼 이 두 사람도 나중에 늙어서 흰머리 성성해서 마주 앉아서 ‘어이,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 하면 어쩌나 했지요)

전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솔직히 특별하게 더 나아지거나 한 점은 없습니다. 오히려 이야기 구성은 극장판 1편이 더 탄탄하지 않았나 싶지만, 그래도 2편의 매력이라면 정말로 ‘대수사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때의 그 멤버들의 변함 없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군요. 각 배역들의 역할 배분도 적절했고 ‘아무것도 변한 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스미레와 아오시마의 관계도 여전히 가깝고도 멀었으며 아미고 삼총사도 여전~히 속물적이시더군요. ^^; 그나마 나름대로 진전이 있었던 건 마시타와 유키노(아무리 그래도 ‘내 아를 낳아도, 는 심했다, 마시타!) 정도일까요. 그 외의 완간서 사람들은 5년이라는 시간이 무상할 정도로 그대로였습니다.

와쿠 씨는 저 밤무대복이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은퇴하시면 저쪽으로 나가셔도 되겠더군요. ^^

1편을 볼 때야 몰랐지만 요근래에 CSI 같은 미국 수사물을 보고 우리나라의 살인의 추억을 보고 이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니 정말 같은 ‘수사물‘이라도 참 제각각이다 싶네요. 그리고 저는 CSI같은 것도 좋지만 대수사선처럼 좀 궁상맞은 면이 있더라도 ‘현실의 문제‘에 고민하는 이야기도 마음에 듭니다. 이 대수사선에서는 헐리우드 수사물처럼 ‘내 맘대로 막 갑니다!‘ 하고 상부의 지시를 냅다 무시하는 형사도 없고 달리는 트럭에서 뛰어서 건너거나 길거리에서 총을 쏴대는 형사도 없지만 답답한 현실에서 그래도 ‘내가 일하는 보람‘을 찾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소박하지만 이런 모습이 진정 ‘열혈‘이니까요.
올해는 매트릭스도 그렇고(결국 이건 3편은 보지도 않았지만) 반지의 제왕도 끝나더니 이 춤추는 대수사선도 극장판 2편이 마지막일 듯합니다.(새로 만들기에는 이제 등장인물들이 좀 늙었다는 생각도…-_-; 무로이 아저씨 이마 주름이 이제 아주 푹푹 파였던데…) 이런 유쾌한 시리즈가 또 하나 끝났다는 게 여러모로 아쉽네요.

ps.극장에서 보실 분이라면 마지막 러브 섬바디 나올 때 올라가는 사진들까지 모두 보고 나오시길. 캐비어를 먹으러 간 아오시마와 스미레라든지 여러가지 재미있는 장면들이 올라갑니다. ^^

4 responses

  1. 리츠코

    우리나라에서 일본 영화는 예술 영화만큼 흥행하기 힘든 것 같아. 지난번에 본 사토라레도 재미있었는데 흥행은 실패했잖아.

  2. 크리스

    개봉 첫주에 안봤으면 보지도 못할뻔했지뭐, 열흘만에 내려가다니 넘해~

  3. 리츠코

    그러고보니 TV 시리즈때만 해도 조연급이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죄다 몸값이 뛰어서 완전히 올 스타 프로젝트가 되어버렸더군. 나도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더 나왔으면 좋겠더라. ^^

  4. rot

    잠수함 사건도 사진만 나오지ㅡㅡ. 무비위크로 기억하는데 감독이 인터뷰에서 마지막 편으로 생각하고 만들었다고 하더군. 더 만들려고 해도 배우들 몸값도 너무 비싸고…^^ 라고 했더군. 영화는 말고 특집판 드라마나 더 나왔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