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애니동 모임에서 개굴님에게 타로 이야기 작가의 최신작 ‘그녀를 말려주세요’를 빌려 읽었습니다. 지난번 미운오리 왕자님이 여섯 권으로 나오기에는 이야기가 좀 늘어진다 싶었는데 이번 신작은 쌈박하게 2권이로군요.

아버지의 회사가 망해 빚 대신 팔려가게 된 고교 1학년의 여주인공 호마레. 이치노쿠라 집안에는 외모, 학업, 스포츠 모든 방면에서 출중한 미소년 삼형제와 아저씨가 살고 있습니다. 호마레는 부모님이 빚을 갚을 때까지 헌신을 다해 하녀로 일하겠다고 맹세하지만…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그녀는 전~혀 하녀로서 도움이 안 됩니다(들어가자마자 집 한채를 쌈박하게 날려먹음).
작가는 1권 후기에서 불행한 여주인공이 등장하는 동거물, 게다가 꽃미남 하렘에 귀여운 마스코트까지 나오는 순정만화의 왕도!라고 말했지만 절대 그런 작품을 그릴 리가 있겠습니까. -_-;
이번에도 멀쩡한 얼굴의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한없이 망가지는 이야기되겠습니다.

일단 2권짜리인 만큼 개그의 속도감이 상당합니다. 오랜만에 이 작가 특유의 개성이 꽃피었다고나 할까요. 책장을 넘기면서 순간순간에 호마레의 행동에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옵니다.
이전의 타로 이야기에서 재미있게 봤던 센스가 여기저기 보이는 데다가 주인공 호마레 같은 경우 딱 앞뒤 안 보고 돌진하는 멧돼지(…) 같아서 보다보면 즐겁더군요. 만화책 보면서 이렇게 웃어본 건 꽤 오랜만인 것 같네요.
작가의 그림체도 참 이런 이야기에 황송할 정도로 여전히 예쁩니다..;(순정만화의 전형인 그림체로 완벽하게 소년만화 센스를 발산하는 작가..-_-;)

개인적으로 삼형제 중에 마음에 드는 건 막내 하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