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권 정도 가려나 궁금했던 요시나가 후미의 최근작 플라워 오브 라이프는 예상외로 서양골동양과자점과 같이 4권으로 끝을 맺었네요.
읽고 난 다음 대나무숲이 한 말이지만 작품의 흐름이 서양골동양과자점 때와 거의 비슷해서 이번 4권에서 엄청나게 긴장감이 올라갔다가 마무리가 지어지더군요. 1~3권까지가 경쾌(?)한 학원물이었던지라 4권의 분위기가 좀 급작스럽기도 하고 서양골동양과자점 때만큼 매끄럽게 이어진다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제목의 의미였던 플라워 오브 라이프가 ‘그런’ 의미였구나… 라는 건 좀 놀라웠군요. 이 작가가 항상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건 ‘그래도 삶은 그렇게 흘러간다’가 아닐까 싶네요.
참으로 오랜만에 읽은 한국 소설, 그것도 현대 소설이었는데 다 읽고 나니 강원도의 닭갈비집 주인이 우화등선한다는 내용과 심지어 작중 악역(이라기도 좀 모호하지만)은 어느 날 아침 이유없이 자연발화로 혼자 타죽어버리면서 자동적으로 고민거리가 해결되는 설정에 내가 왜 낮잠을 포기하면서까지 이 두 권을 잡고 있었나 하는 허무함에서 회복하는 데에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게다가 한국 영화도 좀 그런 경향이 있지만 왜 그렇게 등장인물들이 쓰는 말은 험한 건가요..;
TV나 매체에서 작가 본인은 자주 봤는데 보면서 예상했던 작품의 분위기와는 심하게 거리가 있어서 역시 요즘은 물건을 잘 만드는 것보다 잘 포장하는 마케팅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른 작품들은 더 나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작가 작품은 더 찾아 읽을 일이 없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