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고쿠 나츠히코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망량의 상자가 영화에 이어 애니화가 되었더군요. 캐릭터 디자인은 무려 CLAMP입니다.
내용이 워낙 장광설로 이루어져 있어서 시각적인 매체로 옮겨지는 것에는 별로 기대를 안했습니다만(실사 극장판 같은 경우 한두시간 안에 그 내용을 옮기는 건 거의 무리일 듯해서 특별히 궁금하지도 않더란) 애니메이션이라면 적어도 좀 더 여유있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참으로 오랜만에 몰아서 한번씩 챙겨보고 있는데 작화가 망가지는 일도 거의 없고 퀄리티도 훌륭하더군요. 이야기 진행 속도로 볼 때 한쿨 정도일 듯.
어울릴까 싶었던 클램프의 디자인도 의외로 작품과 잘 어울려서 각 캐릭터들이 원작을 보며 상상했던 것보다 기본 120%쯤 미화되긴 했지만(특히 세키구치는 덜 우울해(?) 보여서 좀 김이 빠지긴 함) 그 나름의 분위기는 살린 듯합니다. 무엇보다 에노키즈는 클램프 특유의 미형으로 참 잘 살렸네요..; 원작을 볼 때는 그런 생각을 안했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보다보니 음양사라든지 이런저런 것들이 클램프가 참 좋아할 소재들이었네요. -_-;
원작의 내용을 전부 넣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잘 간추려져 들어가 있었습니다. 대신 교고쿠도의 장광설을 애니로 접하니… 정말…. 지루하더군요. -_-; 어차피 다 아는 이야기라 스킵하면서 봤습니다..;
맨 처음의 구보가 상자 속의 소녀와 만나는 장면은 책으로 읽을 때보다 훨씬 더 오싹했었고 추젠지가 효에를 몰아붙이는 장면 같은 건 화면으로 보니 꽤 박력 있었습니다. 이대로라면 후반부의 클라이막스도 기대가 되네요.
6 responses
정말 오랫만에 덧글을^^; 게시판에 안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망량의 상자는 저도 저 시리즈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리뷰를 읽으니 나름 기대가 되네요. 영화는 저도 무서워서 -_-; 안 봤다는.
쿄고쿠 나쯔히코의 소설들은 플롯이 엄청나게 복잡하긴 하지만, 사실 플롯의 교묘함을 즐기는 종류의 미스테리 작품은 아닌 것 같아요. 장황한 플롯은 차라리 장면 장면의 분위기와 연출을 살리기 위한 도구…라는 생각까지 드네요.
‘누리보도케의 축제’ 까지 읽고 나니 한번 클라이막스를 지난 느낌이라 다음 시리즈부터 별로 읽고 싶지 않아지긴 하던데요. 어쨌든 애니메이션은 한 번 챙겨봐야 겠습니다.
그럼 이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방글이 이름은 아직 방글이인 채가요. : )
아기들은 보통 백일까지 가면서 살이 붙더군요. 방글이도 이제 하루하루 살이 오동통하게 오를 거예요.(그리고 점점 시큰해지는 부모의 팔목…ㅠ.ㅠ)
영화는 저 일본에 있을 때 개봉했었는데 예고만 봐도 별로 안 땡겼었네요..; 애니메이션은 그럭저럭 볼만했어요. 클램프 그림이랑도 썩 잘 어울렸고요. 시간 나실 때 한번 보시길. ^^
작가 신작이 나왔나보네요. 저는 광골을 읽고나니 이 작가는 망량이 클라이막스였구나, 싶더군요. 설정이 엄청 방대해서 작가가 조사할 것들도 많을텐데 그에 비해 내용이 점점 재미가 없어진다니 집필 효율성이 별로 좋지 않은 듯하네요. ^^;
2009년은 새 가족과 함께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한 한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망량의 상자가 애니로?! 우왕… 반갑기는 한데…
애니를 보려니 원작 내용이 기억 안 나서 소설을 다시 읽어야 한다는 공포가!!!
애니로 보면 대충 원작 소설이 기억이 나실 듯. 그럭저럭 잘 옮겼더라구요. 11화까지 나왔는데 13화 정도로 끝날 듯하니 한번 보셈. : )
전 소설로 읽다가 상권만 읽고 포기했던 기억이 있군요 -_-;;
하권을 이제 읽으려니 상권 내용이 기억안나서 상권을 다시읽어야 한다는 공포가!!!
저 사람 소설은 읽다가도 앞쪽 내용이 기억 안나서 다시 들춰보는 경우가 생긴다는 문제가 있지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