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은 바로 이 스투키.
이 집 이사오고 린양 친구 엄마가 집들이 선물로 사왔으니까 적어도 8-9년은 됐을 텐데 맨 처음 우리집에 왔을 때는 앞쪽 화분의 저 다육 길이만한 것 세 개가 꽂혀있었다. 한달에 한번 물만 주면 된다길래 산 걸 굶겨 죽일 수는 없으니 정말 물만 꼬박꼬박 줬는데 어느날부터인가 점점 줄기가 늘어나더니 화분을 꽉 채워버렸다.
집 앞 꽃집에서 일자 줄기와 뻗어나온 줄기를 분리해서 분갈이를 해줬는데 일자 줄기는 하나만 살아남고 나머지 새 줄기는 지금보다 하나 더 있었던 것도 같은데 어쨌거나 지금 남은 건 저 두 개.
문제는 새로 나온 줄기들이 너무 자유분방하게 옆으로 누워있어서 어디 두기에도 만만치 않아서 검색해보니 꺾이지 않을 정도만 모아서 묶어놔도 된다길래 일단 묶어봤다.
(근데 언제 풀어야 하나)
잔줄기 정리하는 방법 검색하다보니 ‘땋아서’ 묶어두는 방법도 있어서 사진 보다가 빵 터졌다.(우리집 것도 잘만 하면 땋아지긴 할 것 같은데. )
9년 가까이 키우면서도 별 관심이 없었는데 오늘 좀 찾아보니 재미있는 식물이었다.
물을 거의 안 줘도 사는 식물인데 의외로 수경재배도 가능하고 뿌리가 상하면 잘라내고 말린 다음 심으면 다시 자란다는데 블로그들에 올라온 사진들을 보니 거의 플라나리아를 방불케 했다.
묶어놓은 게 별 효과가 없으면 두 개 중 하나만 아래 쪽을 잘라내서 줄기들을 분리하고 일주일 정도 건조시킨 다음 한 줄기씩 다시 심어서 뿌리를 내봐야겠다.(무슨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된 기분)
딱히 꽃이 피는 것도 아닌, 키우는 재미는 좀 덜한 종이지만 앞으로도 계속 잘 있어주길.
뭘 키워보고 싶다 하는 사람에게는 이 스투키를 추천.
맨 처음에는 빛도 많이 안 드는 린양 방 화장대 위에 두고 키워서 지금까지 왔으니 빛이나 통풍도 안 타는 것 같고 물도 한 달에 한 번이라고는 하는데 그보다 더 둬도 버티는 것 같다. 물을 자주 줘서 죽일 확률은 높지만 적게 줘서 죽일 확률은 적은 착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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