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최근에는 상담 끝나는 시간에 맞춰서 같은 건물에 있는 소아과에서 맞는데 오늘 가서 앉아있자니 이거 은근 힐링 타임이었다.

내가 밖에 잘 안 나가기도 하고 사람 많은 데는 더더욱 안 가서 요즘 아기 보기 힘든데 앉아있는 동안 영유아들이 검진 받으러, 진찰받으러 드나드는 걸 보고 있자니 아, 저렇게 어린 아가들 본지 꽤 됐구나 새삼스러웠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건 이제 아이를 데려오는 보호자가 80프로는 조부모였던 점. 동네에 거의 하나 밖에 없는 소아과인 데다 어제가 휴진일이어서 그런지 오늘 유난히 환자가 많았는데(백신 맞으려고 대기만 30분 했다) 거의 한 집 빼고 다 조부모가 데려왔던 듯.

어린 아이를 키운다는 게 체력적인 소모도 큰데 연세드신 분들이 참 쉽지 않으시겠다, 싶기도 하고.

비슷한 개월수 아기를 태운 유아차가 나란히 서 있었는데, 젊은 엄마가 아이에게 쥐어주는 막대기 모양 떡뻥과자를 보더니 그걸 본 옆 유아차의 할머니가 뭔지 물어보고 그 엄마는 아이 개월수 물어보고 이가 났는지도 물어보더니 선뜻 하나 꺼내서 그 아이에게 쥐어주며 ‘이게 이러저러해서 좋더라’ 고 할머니에게 설명해주는 모습은 따뜻했다.

백신 맞을 때마다 난리였던 때를 지나 이제는 조금 ‘무심한 듯 시크하게’ 접종 완료. 이번에도 화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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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소아과 (우리집 청소년은 올해로 소아과 졸업입니다) 대기실에 앉아서, 열나서 칭얼거리는 아기, 진료실 들어가자마자 대성통곡하는 아기, 컨디션이 안좋으니 모든 것에 다 짜증이 난 아기들을 보니 그냥 짠한 기분 밖에 안들어서 ‘아, 이게 나이가 먹은 거구나’ 싶더라고요. 저희 동네에 있던 소아과&산부인과 병원(입원실까지 7층, 조리원 별도 건물)은 9월에 폐업했어요. 꽤나 큰 병원이었고 저도 거기서 출산했는데 인구감소 문제가 확 와닿더라구요. 주사 맞으셨으니 무리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1. Ritz

      그러게요. 이런 것도 나이드는 신호인가봐요. 앉아서 ‘아 저 유아차 브랜드는 아직도 인기인가보네’ 이러고 있었어요. 이 동네는 비교적 애들이 많은데도 이상하게 소아과가 안 늘어나고 한 군데가 거의 독식해왔는데 오늘 가니 거기 선생님도 나이가 지긋해지셨더라고요. 안그래도 요즘 소아과도 부족하다는데 오래 진료하셔야 할텐데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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