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Tag: 소설

  • 린양이 친구한테 추천받았다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더니 소장하고 싶다길래 사준 책이었는데 요즘 마땅히 땡기는 장르도 없어서 린양 책장을 둘러보다가 궁금해져서 집었다. 국내 작가의 청소년 추천 학원물 중에 학교폭력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 은근 하드한 내용이 많아서, 이런 작품들을 읽으면 아무래도 외국 작품보다 내 현실과 가깝게 느껴지다보니 등장인물들이 괴로울수록 이야기가 맨살에 와서 꽂히는 기분이 들어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

  • 생각해보면 애거서 크리스티나 코난 도일 작품들은 학창시절에 신나게 읽고나면 그 뒤에 다시 읽을 일이 잘 없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가 범인과 트릭을 알고 나면 아무래도 다시 손이 잘 안 가기도 해서 지금은 작품 제목을 들으면 대충 ‘**가 ##했던 이야기였지?’ 하고 아슴하게 생각나는 정도? 린양에게 ‘비뚤어진 집’과 ‘쥐덫’을 추천했는데 다 읽고나서 하는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이상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 「서재의 시체」는 시골 마을의 명사인 근엄한 대령 부부의 서재에서 금발 미녀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 스캔들에 흥분하며 여기저기 소문을 퍼뜨리고, 대령을 비롯한 저택의 모든 사람들은 희생자를 모른다고 하는 가운데 마플 양만이 올바른 진실을 찾아나선다. 과연 이 낯선 여자는 왜 남의 집 서재에서 죽어야 했던 것일까? 요즘 린양이 갑자기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에 흥미를…

  • 대략 30년만에, 미루고 미뤘던 숙제를 끝냈다. 린양 도서관 가는 길에 빌려다달라고 부탁했는데 가져온 책이 하필 연식이 상당해서 왠지 상황에 더 어울렸다. 고1 때 문학 선생님이 2학기 중간고사에 여름방학 숙제로 나왔던 한국 현대문학 작품들에서 주관식 10문제가 나올 건데 책을 읽어야만 알 수 있는 대단히 ‘사소한’ 답이라 안 읽고는 못 풀 거라고 미리 엄포를 놓았다. 대충 기억나는…

  • 요즘의 트위터에 크게 돌아다니는 RT 글들을 보고 있자면 모두 짧고 강렬하게 자신의 기분을 표현할 뿐 언어를 풍성하게 유지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어 보여서 한국어는 종국에 ‘시발’과 ‘존나’와 ‘미친’만 남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도 매일 쓰는 말만 쓰고 사니 아름다운 것을 봐도, 맛있는 것을 먹어도 표현이 궁색해져서 올해는 일부러라도 한국 작가들의 시집이나 수필집 같은…

  • 학교 때 반 강제로 읽어야 했던 한국 근대 소설 속 주인공들을 작가가 한 세계 안에 넣어 이리저리 오려 붙여 만든 한 편의 콜라쥬 같은 작품으로 「태평천하」의 윤 직원(나는 태평천하보다는 삼대가 더 취향이었음)과 「운수 좋은 날」의 인력거꾼이 한 공간에서 서로 스쳐가는 식이라 꽤 재미있었다. 일종의 한국 근대문학 유니버스…?;(별로 밝지는 않은 세계관일세…) 종로 대로는 달리는 자동차와 전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