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ula Rasa

린양이 친구한테 추천받았다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더니 소장하고 싶다길래 사준 책이었는데 요즘 마땅히 땡기는 장르도 없어서 린양 책장을 둘러보다가 궁금해져서 집었다.

국내 작가의 청소년 추천 학원물 중에 학교폭력이나 사회 문제에 대해 은근 하드한 내용이 많아서, 이런 작품들을 읽으면 아무래도 외국 작품보다 내 현실과 가깝게 느껴지다보니 등장인물들이 괴로울수록 이야기가 맨살에 와서 꽂히는 기분이 들어서 그리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작품은 작가가 한땀한땀(?) 고심한 흔적이 남은 예쁜 언어와 폭신하고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취향에 맞았다.(어쩜 등장인물들 이름도 그렇게 예쁘게 지었는지. 솜, 율무…)

마녀와 고양이, 탐정, 여왕(?)이 나오는 중학교 여자아이들의 이야기.
가정폭력과 따돌림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어둡지는 않으나 무게를 잃지 않는 선에서 잘 끌고 간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야기 진행도 깔끔해서 한 자리에서 그냥 후르륵 다 읽어버렸다.

책을 덮고나니 이 나이가 되어서도 가끔은 내 어려운 일을 이렇게 ‘마법’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멋진 친구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