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Tag: 시(詩)

  • 지난번 김소월 시집과 같은 출판사, 같은 시리즈로 나온 윤동주의 시집.예약판매 중이길래 예약 걸어놨었는데 처음 적혀있던 발매일보다 한 열흘쯤 미뤄져서 오늘 도착했다. 지연안내 문자 내용으로 봐서는 주문량이 늘어서 그렇다고 하니 예상보다 판매량 꽤 늘어났던 모양. 나야 워낙 덤벙거리다보니 주문할 때 책 특전 사양에 대해 자세히 안 봐서 그냥 받아보고 이런 거구나 하고 말았는데 판매 사이트에 들어가니…

  • 책상 서랍을 뒤지다보니 94년도 다이어리가 나와서 넘겨보는데 ‘아, 나 예전에 글씨체가 나쁘지 않았구나’ 싶어 지금과 비교해보려고 같은 글을 21년만에 따라 써봤다.저 때야 매일매일 글씨 쓸 일이 많았지만 지금은 손글씨 쓸 일이 없으니 손이 원하는만큼 잘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다. 어제 받은 만년필 테스트 삼아 끄적끄적. 김종길의 ‘성탄제’는 아마 교과서에 있던 시였을텐데 베끼다보니 서러운 서른살이라는 대목에 순간…

  • 이 책의 원본은 김소월의 스승인 김억 시인이 운영하던 경성의 매문사에서 자비출판 형태로 단 1쇄만 인쇄가 되었다.1925년 당시 시집은 200부 정도 초판을 찍었고, 책 자체가 상당히 고가여서 책 10권이면 쌀 한 가마 가격이었다.어쨌든 200권(추정)의 책은 전쟁통에 모두 사라지고,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진달래꽃 초판본은 단 4권이며 모두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제470호)로 지정된 상태이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사실 진달래꽃은…

  •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보내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하나, 둘, 죄다 잃어 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창…

  • 나 취했노라노리다께 가스오(則武三雄)에게 나 취했노라나 오래된 스코틀랜드의 술에 취했노라나 슬픔에 취했노라나 행복해진다는 생각에 또한 불행해진다는 생각에 취했노라나 이 밤의 허무한 인생에 취했노라 백석 『압록강』(1943) <原文>われ 醉へりわれ 古き蘇格蘭土の酒に醉へりわれ 悲みに醉へりわれ 幸福なることまた不幸なることの思ひに醉へりわれ この夜空しく虛なる人生に醉へり  

  •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세상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