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서점 국내 표지 이미지의 띠지가 너무 거슬려서 대표 이미지는 원판으로 대체.(저 이미지도 뭐 그냥 그렇긴 하지만)
기록을 찾아보니 한 달 가까이 책을 손에 잡지도 않고 있었다. 이 책도 도서관에 신간신청한 거라 받아오긴 했는데 한 쪽에 두고 차일피일하다가 오늘은 어디 카페라도 나가서 다 읽고 올까 생각만 하다가 낮기온이 30도를 육박하길래 그냥 집에서 뒹구르기로.
오랜만에 정신없이 읽었다.
호흡도 빠르고 등장인물들은 여기저기 고무공처럼 튀어다닌다. 작가가 23세라는데 그 나이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필력과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대단했다.
세계의 종말을 앞둔 상황에서 저렇게 열심히 범인을 찾을 일인가 싶으면서도 종말이 오기 전 시간을 저렇게라도 유의미하게 쓰고 싶은 심정을 알 것도 같아서, 요근래 집중력이 바닥이라 책 한 권 잡으면 읽다말다 하기 일쑤였는데 잡고 단숨에 다 읽어치운 게 얼마만인가 싶다.
넷플릭스의 <돈룩업>이 지극히 미국적인 ‘종말’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이 <세상 끝의 살인>은 참으로 일본스러운 ‘종말’이었다. 한국인인 내 입장에서는 주인공 하루의 결벽적일 정도의 ‘사과’와 ‘용서받을 수 없다’는 마음이 좀 삐딱하게 보이기도 했고. 🤔
그러고보면 한국의 작가가 쓰는 ‘종말’의 이야기는 어떤 식일까.
이런 소재의 책을 보고나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 작품에서처럼 지나치게 애매한(?) 기간을 두고 알게 된다면 아비규환 속에서 살아갈 일이 아찔하고 얼마 남지 않았다면 역시 내 가족과 한 자리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한국에는 핵전쟁을 대비한 벙커가 있을 거라는 유언비어가 돈다는 설정은 재미있었네. 그런 거 없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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