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그저께던가, 알림장을 보니 다음날 단원평가를 본다고 되어있길래 대체 1학년에는 무슨 문제를 내주는 건지 감도 안 잡히고 문제지를 사서 풀라고 하기도 좀 늦은 것 같아서 ‘수업시간에 잘 들었으면 그거 생각해서 풀라’고 하고 그냥 보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몇문제나 나왔어? 다 풀었어?’라고 물었더니 여섯문제인가 그랬는데 두 문제가 좀 헷갈렸단다.

“헤에, 여섯 문제 중에 두 개면 꽤 많이 몰랐던 거네. 문제가 어려웠어?”
라고 했더니 그 말이 많이 틀렸다고 타박하는 걸로 들렸는지 갑자기 정색을 하며 한다는 말이

“엄마, 시험문제를 많이 틀린다고 무슨 큰 일이 나? 땅이 꺼지거나 그런 것도 아니잖아.”

님 멘탈 갑?

………………..헐.

순간적으로 ‘시험을 잘 봐야 하는 이유’, ‘많이 틀리면 안되는 이유’, 다 맞으면 좋은 이유’가 확 떠오르지 않아서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었으니 이왕이면 다 맞는 게 기분도 좋잖아’ 라며 대충 넘어갔는데, 그 뒤로 잠시 이 질문들에 대한 정답은 뭘까 고민이 됐다. -_-;
일단 내가 납득할만한 답을 찾고 나면 나중에 붙잡고 이야기 좀 해야 할 듯.(앞으로 계속 시험 죽쒀와놓고 ‘훗, 벼락이 떨어질 것도 아니잖아’ 하면 그것도 좀 곤란;;)

나 1학년때도 저렇게 도형을 잔뜩 배웠던가 싶기도 하고… 예전보다 참 어려운 걸 배운다 싶다.

오늘은 시험지를 받아왔는데 100점이어서 그것도 의외. 헷갈렸다던 두 개도 모두 잘 풀었더란.
학교 입학 전에 딱 한가지 부탁했던 게 ‘수업 시간에는 반드시 집중해서 들을 것’이었는데 그건 잘 지키고 있나보다.

반드시 백점을 맞을 필요는 없지만 가능하면 그때그때 공부한 만큼 나온 결과를 즐기면서 헤쳐나갔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어떻게 끌고 나가야할지 슬슬 고민이 깊어진다.

ps. 그나저나 이 애미는 1학년때 많이 틀리면 엄마한테 비오는날 먼지나게 맞아서(…) 엄청나게 ‘큰 일’이었는데 너도 그냥 심플하게 ‘큰 일’ 좀 만들어주리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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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responses

  1. cocoryco

    린양 멋진데요~~^^*

    1. Ritz

      멋진 게 아니라 철딱서니가 없는 거 같아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