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 학기에 녹색어머니회 신청했다가 인원이 넘쳐서 2학기에 해달라길래 이번 학기에 다시 신청을 넣었는데 다음날인가 담임 선생님이 전화를 주셨다.(슨상님 전화 받는 건 내가 어른이 되어도 참 어렵다.;)

린양 학교는 어머니회 하는 사람 중에서 옥상에 있는 주말농장 신청을 받는데 이게 말이 좋아 ‘신청’이지 참여율이 저조해서 이번 학기에도 아무도 할 사람이 없는 모양인지 혹시 해줄 수 있으시냐고 물어보시는데 거기다가 대놓고 ‘선생님, 제가 실은 산세베리아도 죽이는 여자예요’ 할 수도 없고…. 얼결에 맡았다.

선생님은 어머니회를 하는 다른 엄마들 중에 연락할만한 사람이 있으면 같이 하라시는데 나도 귀찮은 일을 잘 모르는 남한테 권하기도 싫고 어제 설명회가 있어 간 김에 올라가보니 마침 우리반 자리는 코너 쪽이라 다른 반보다 면적이 좀 작아서 그냥 혼자 하는 걸로. -_-
평일에 들러서 물을 줘야하는 거면 좀 귀찮긴 하겠다 생각했는데 이번 학기부터는 토요일 하루만 옥상을 개방한다고하니 물 주는 건 린양이랑 옆사람한테 동네 산책 삼아 가끔 시켜도 될 듯하다.

마침 다른 반 밭을 맡은 친한 린양 친구 엄마도 만나서 덕분에 무, 배추 모종(심어야하는 종목도 정해져있더란?) 조달도 편하게 하고 오늘은 사이좋게 밭일도 했는데 이게 과연 제대로 자랄 지는 미지수…?(그 엄마도 내 과던데.)

내 평생에 흙이라고는 관심없는데 애 때문에 정말 별 일을 다 해본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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