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던가, 알림장을 보니 다음날 단원평가를 본다고 되어있길래 대체 1학년에는 무슨 문제를 내주는 건지 감도 안 잡히고 문제지를 사서 풀라고 하기도 좀 늦은 것 같아서 ‘수업시간에 잘 들었으면 그거 생각해서 풀라’고 하고 그냥 보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몇문제나 나왔어? 다 풀었어?’라고 물었더니 여섯문제인가 그랬는데 두 문제가 좀 헷갈렸단다.
“헤에, 여섯 문제 중에 두 개면 꽤 많이 몰랐던 거네. 문제가 어려웠어?”
라고 했더니 그 말이 많이 틀렸다고 타박하는 걸로 들렸는지 갑자기 정색을 하며 한다는 말이
“엄마, 시험문제를 많이 틀린다고 무슨 큰 일이 나? 땅이 꺼지거나 그런 것도 아니잖아.”
………………..헐.
순간적으로 ‘시험을 잘 봐야 하는 이유’, ‘많이 틀리면 안되는 이유’, 다 맞으면 좋은 이유’가 확 떠오르지 않아서 ‘수업시간에 열심히 들었으니 이왕이면 다 맞는 게 기분도 좋잖아’ 라며 대충 넘어갔는데, 그 뒤로 잠시 이 질문들에 대한 정답은 뭘까 고민이 됐다. -_-;
일단 내가 납득할만한 답을 찾고 나면 나중에 붙잡고 이야기 좀 해야 할 듯.(앞으로 계속 시험 죽쒀와놓고 ‘훗, 벼락이 떨어질 것도 아니잖아’ 하면 그것도 좀 곤란;;)
오늘은 시험지를 받아왔는데 100점이어서 그것도 의외. 헷갈렸다던 두 개도 모두 잘 풀었더란.
학교 입학 전에 딱 한가지 부탁했던 게 ‘수업 시간에는 반드시 집중해서 들을 것’이었는데 그건 잘 지키고 있나보다.
반드시 백점을 맞을 필요는 없지만 가능하면 그때그때 공부한 만큼 나온 결과를 즐기면서 헤쳐나갔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어떻게 끌고 나가야할지 슬슬 고민이 깊어진다.
ps. 그나저나 이 애미는 1학년때 많이 틀리면 엄마한테 비오는날 먼지나게 맞아서(…) 엄청나게 ‘큰 일’이었는데 너도 그냥 심플하게 ‘큰 일’ 좀 만들어주리이~? -_-+
14 responses
린양 멋진데요~~^^*
멋진 게 아니라 철딱서니가 없는 거 같아요. -_-;;
허허….린양 짱이네요. 저도 이제 지수 학교 가게 되어서 슬쩍 고민인데 걍 초등학교는 놀라고 시킬까해요. 억지로 한다고 되는게 아니라는걸 저를 통해 너무 잘 안달까…대신 9학년쯤엔 좀 잡아야죠.
너무 뒤떨어지면 나중에 아이가 흥미를 아예 잃게되니까 적당히 따라가는 건 필요한데 그 선이 참 어렵죠.
@tw_Ritz 오오 저 당당한 100점을 보라. ‘풋 당연히 백점이지만 그런걸로 호들갑 떨지 않겠숴!’
@solitary_is 그게 아니라 아무래도 야가 아직 백점이 뭔지 많이 틀리는 게 뭔지 뭣도 모르는 거 같으요…-_-;;
http://m.shop.naver.com/itopmall/products/101702960?NaPm=ct%3Dhv9ltiu0%7Cci%3Dedbad0c506927ff27e6e75ac774e18e7f11b144f%7Ctr%3Dsl%7Csn%3D167587%7Cic%3D%7Chk%3D68c65eb28f53c4aa3e51af7faef62c48ddc33c52
……
아놕, 저기 군대 주소로는 안 보낸다는 건 뭐임. 미치겠다.
으음… 우린 볼기짝에 ‘큰일’이 나던 세대였는데, 이런 것도 역시 세대차이일까;;
제가 그동안 너무 젠틀했나봐요..( -_)
@tw_Ritz 린양 쿨 하네요… 그리고 멋있어요 ㅎㅎ 한참 어린 아이에게 진심으로 감탄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네요.
@zenosavite 쿨한 게 아니라 철이 없는 거…-_-;
@tw_Ritz 시험 못봤다고 울고불고 하는것보단 낫지 않을까요? (쿨럭)
@ksj450 실은 울고불고할 타입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어서 그것도 좀 의외였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