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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방학이 코앞

이사와 입학이 겹쳐서 정줄 잡느라 안간힘 썼던 3월이 불과 얼마전 같은데 어느새 다음주면 린양 첫 여름방학.
입학 전에 다들 엄청나게 선행학습을 시켜 보낸다더라, 영어 못하는 애는 없다더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어서 특별히 미리 공부시킨 것도 없고 영어는 그냥 적당히 알파벳이나 구분하는 린양은 이왕 늦은 거 들어가서 천천히 시키지 했었는데 이 동네는 인근에서도 그렇게 과열된 곳이 아니라 그런지(?) 엄마들이나 린양이 집에 와서 하는 이야기로 가늠해보면 엄청나게 학원을 돌고 도는 애들이 1/3(린양 반에는 하루에 4개 다니는 애도 있다고..;), 하루에 한군데쯤 다니면서 노는 시간도 적당히 확보하는 애들이 1/3, 학교 방과후 수업 이외에는 별다른 학원 안 다니는 아이들이 1/3쯤인 듯해요.

다만 반 엄마들이나 같은 1학년 엄마들을 한학기동안 몇번 만나보고 알게된 건 엄마들의 말도 해석이 필요하더라는 점. ^^;
처음에는 말 그대로 받아들여서 ‘아, 다들 별로 안 시키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좀 지나니 더 보이더라고요.

예를 들면

우리 애는 아직 시키는 거 없어요.
해석: 우리 애는 영어학원(만) 안 다녀요.(그 외에는 다닐 건 다 다님. 미술, 피아노, 수영 등등…)

우리 애는 영어학원 아직 안 보내요.
해석: 우리 애는 영어는 집에서 학습지로 해요.

이런 식.(정말로 영어를 ‘안’하는 건 아무래도 린양 뿐인 듯)

‘좀 여유로워 보이는 아이’와 ‘시간이 없는 아이’의 갈림길은 ‘영어학원을 다니느냐 안 다니느냐’에서 갈리는 거더라고요.(무슨 초1 영어학원들이 일주일에 세번, 아니면 매일 가고 수업도 2시간씩 해;;) 영어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다른 학원을 덜 다니는 게 아니라 영어학원+미술, 피아노 혹은 수영 등등을 다니니 학교 끝나고 여유가 있을 리가…;

영어도 학원 보낸 적 없고 학습지도 하는 게 없다고 했더니 ‘외동인데 참 욕심이 없으시네요(앞으로도 이 ‘외동인데’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듣게 될까) 부터 ‘사교육 많이 안 받은 애들이 인성은 좋더라고요(네, 제가 인성에 집중하려고 학원을 안 보냈슴다…)’까지 엄마들에게 다양한 인사(?)를 받았던 1학기가 끝나가네요.
엄마들 세계가 워낙 좁고 요동치는 곳이라길래 처음부터 모토는 ‘은둔생활’이었는데 그럭저럭 깊이 발 들이지 않고 적당히 알음알음 아는 엄마들만 몇 생긴 채로 조용히 한 학기를 보낸 것 같아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살아야지 라고 다짐해봅니다..( ”)

오전에 이런 기사를 보다가 몇자 끄적.
린양의 여름방학은 아마도 오전에는 무조건 늘어지게 자고 학교에 있던 시간만큼은 집에서 놀탱놀탱 하다가 학기중에 하던대로 오후시간에 미술이나 피아노 다닐 예정. 남는 시간은 피서 삼아 집앞 도서관에서 보내다보면 한달은 또 어찌저찌 가겠지 하고 있어요.(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오르셰전은 꼭 보고 오려고 생각중) 아이들마다 다니는 학원도 어찌나 제각각인지 시간 맞춰 만나 놀기도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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