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드디어 소파를 교체.

한국 들어올 때 샀으니 린양이랑 나이가 같은 소파.
어지간하면 그냥 쓸텐데 뒤쪽으로 가죽이 찢어지기도 하고 예전 집과 구조가 달라지면서 지금 집에 좀 과하게 큰 사이즈라서 거의 한달 반 가까이 가볼만한 브랜드들은 여기저기 다 한번씩 들여다봤으나 결국 고르기에 실패하고 마지막에는 이 집 인테리어를 해준 분의 도움으로 결정했다.

살 때는 편할 것 같아서 골랐는데 예전 집에서는 방향상 카우치 부분이 베란다 쪽이라 그럴 일이 없었지만 지금 집에서는 현관과 가까운 쪽이라 자꾸 짐이 쌓이고 사람은 어차피 앉을 수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과감하게 소파 사이즈를 줄였다.

소파는 한샘에서 샀는데 분명히 직원이 미리 와서 실측까지 하고 갔건만 정작 소파를 들이려니 사이즈가 정말 아슬하게 애를 먹여서 들여주시는 분들도 고생하고 보는 우리도 ‘이러다 현관에 소파를 둔 채 사다리차가 올 수 있는 월요일까지 대기하는 거 아녀’ 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배달이 빠를수록 좋다고 했더니 계약해주는 직원분이 정말 닷새만에 받을 수 있도록 처리해줬는데 어째 파릇한 것이 갓 들어온 신입 느낌이다 싶더니만 직접 와서 재고 가고도 정작 필요한 건 제대로 체크를 안했던 듯…;

정말 꾸역꾸역 현관 통과를 성공한 후 설치기사분이 담당자 이름을 확인하더니 낯선 이름인 걸로 봐서 신입같다며 ‘내가 신입 목 자를 수 없어 억지로라도 처리했다’고 이를 갈았다. 그 신입사원은 아마 월요일에 목만 남아있고 나머지는 아작이 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소파 사이즈를 줄이니 사이드 테이블도 기존에 쓰던 건 너무 작아 밸런스가 안 맞아서 마음먹은 김에 어찌 시간이 맞아 이케아로. 

색 맞추기가 쉬울 것 같아 회색으로 골랐는데 의외로 쉽지 않다. 기존에 집에 있던 원목 사이드 테이블들은 묘하게 안 어울려서 결국은 블랙 프레임으로 결정하고 가벽 때문에 정사각형 테이블을 두면 휑한 느낌이라 소파에 맞춰 길게 둘 수 있는 걸로 골랐는데 잡다한 것들 두기도 예전보다 편하다.
두 개가 분리되는 방식이라 필요할 때 긴 테이블은 빼서 티테이블로 쓸 수도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확장한 쪽 바닥은 겨울에 아무래도 찬 편이라 올해는 처음으로 러그를 깔아봤다. 이것도 이케아에서.


3년쯤 쓴 트리가 이제 나뭇가지들이 앙상한 느낌이라 정리하고 새 트리를 들였다. 예전 트리에 있던 장식들은 다 빼서 옮겼는데 예전보다 작은 사이즈 트리를 사서 그런지 더 풍성해졌다.(예전 트리에 있던 건 많아서 다 달지도 못했다)

어린이집 졸업 이후로 메달 받는 학예회는 끝이겠거니 했는데 수영학원에서도 수영대회라고 쓰고 수영학예회라고 읽으면 될 법한 행사를 하더란…;
애들이 시합하고 나면 대기하는 시간이 길테니 난방을 어찌나 후끈하게 돌렸는지 참관하는 부모들은 그야말로 옷 입고 사우나에 앉아있는 기분이었다…;
대체 이 실력으로 무슨 수영대회를 하는 건가 의아해했더니 이미 다른 수영학원을 보내본 동네 엄마가 ‘줄 맞춰서 순서대로 수영하고 나오면 나중에 메달 줘요~ 참가비가 메달값이죠, 뭐’ 하고 웃었는데 정답이었다. ( ”)

오전에 수영대회하고 점심 먹고 집에 돌아와 온 식구 늘어져 있는데 3시쯤 쌍둥이 언니에게 연락이 와서 쌍둥이들이 친구와 함께 하는 클라이밍 수업에 빈 자리가 생겼다고 4시까지 오겠냐고 하시니 린양이 벌떡 나선다. =_=

저질 체력이라 오전에 그렇게 수영하고 제대로 하려나… 하며 일단 나섰는데 가서 시켜보니 의외로 빠르게 배우고 위로도 슥슥 올라가서 놀랐다. 강사분 말로는 힘보다 유연성이 좋은 게 도움이 된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싶기도.

무엇보다 저런 장르에 별 관심을 없을 것 같다고 지레짐작했는데 쌍둥이들한테 미리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궁금해하고 체력적으로 남자아이들이랑 같이 붙어보겠다는 경쟁심도 생겨 그 사이에 또 많이 변했구나 싶었다.
다음에도 꼭 가고 싶다고 하니 겨울방학에 가끔 가봐야겠다.(스케이트장은 추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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