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3주 동안의 린양 캠프가 끝났고 나는 드디어 도시락에서 해방되었다.(만세)

린양은 생각해보니 어쨌거나 방학이 시작됐는데도 계속 어딘가 나가야했다는 게 억울했는지 오늘은 무조건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딩굴대고 싶다길래 마침 비도 오고 어디 구경 나갈만한 날씨가 아니라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빈둥 모드.


오랜만에 해가 나서 반가워 찍었던 사진.

주중에 옆사람이 멕시칸 요리를 포장해와서 정말 맛있게 먹었는데, 문제는 이번에도 양이 정말 많아서 특히 나초는 먹어도 먹어도 줄지가 않았다… 배불리 먹고나니 당분간 멕시칸 요리는 생각이 안 날만큼 멕시칸 요리분(?)을 채운 기분.

여기에서 제일 만만한 건 역시 쇠고기.

이만한 고기를 10불 좀 넘는 가격에 사면 세 식구 한끼가 해결되니 가성비 훌륭함.

집 근처 마트의 추천 아이템을 정리한 무려 일본 기사(…)를 보고 산 허브 솔트. 고기 구울 때 팍팍 뿌려주면 좋음.

아보카도는 주변에 널렸는데 과카몰리 만들어먹기는 귀찮아서 사봤는데 그럭저럭 맛있었음.

버클리 볼이라고 자주 가는 큰 마트에서 생각난 김에 주변을 둘러 찍으려고 했더니 왠일로 냉큼 핸드폰 앞에 서며 자기도 들어가게 찍어달라길래. 그냥 볼 때는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으면 훌쩍 큰 게 느껴진다. 여기 와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더니(…) 얼굴도 좋아졌구만.

평생 집은 살기에 편해야한다는 단호한(?) 기준 하에 아파트 이외에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 와서 나란히 늘어선 단 하나도 색과 모양이 같지 않은, 그렇다고 평수가 커보이지도 않는 작은 집들과 그 집 마당에 심어놓은 레몬나무에 레몬이 주렁주렁 달린 걸 보며 뜬금없이 그 ‘레몬이 열려있는 집‘이 그렇게 탐이 난다…

고 내내 생각중이었는데 마침 오늘 제주농민 가수(?) 루시드폴은 본인이 살 오두막을 짓는 과정을 올려놓은 걸 보며 정말 욕심없이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건 저런 게 아닐까 싶다.

(이러다 서울 가면 꽃시장에서 실내에서 키울 레몬나무를 찾아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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