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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얄궂은 ‘어쩌다 여왕님’

개구리들이 모여 사는 평화로운 연못에 어느 날 하늘에서 왕관이 뚝 떨어지고 우연히 그걸 주워 머리에 쓴 개구리는 여왕님이 되는데…

다수의 개구리들은 여왕님이란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 와중에 여왕 주위 잽싸게 붙어 ‘신하’가 된 개구리들이 ‘여왕이란 이런 것’이라며 요구하는 사항들-신하와 여왕이 먹을 파리를 잡아와야한다든지 여왕의 발이 젖지 않도록 널따란 잎사귀를 가져와야 한다든지-을 수행하다보니 명령하는 사람이 없어도 평화롭기만 했던 연못 안 개구리들의 삶은 점점 힘들어지고 문득 왜 이런 명령을 따르고 있는가 회의가 들면서 여왕에게 묻는다.

“어쩌다 당신이 여왕님이 된 거죠?
어째서 왕관을 찾은 개구리가 여왕님이 되는 거죠?”

번역자가 루시드 폴이길래 예전에 한번 메모해둔 적 있었는데 우연히 어딘가에서 추천글을 보고 주문.
동화책이라 길지도 않아 받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고 읽고나니  먼 나라 포르투칼의 작가는 2012년에 왜 이런 책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2017년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나는 어쨌거나 보는 내내 무언가 연상되니 씁쓸하다.
아이들에게도 ‘권력이란 왜, 어떻게 주어지는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거리를 던져볼 수 있을 내용이지만 내 기준에는 아무래도 어른들의 동화에 더 가까운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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