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동네에 연날리기 축제가 있다 하여 토요일에는 수인님네와 구경삼아 스르륵 외출.
11시 좀 넘어 움직였으니 이미 사람이 꽤 붐비겠다 싶어 차 세우는데에 실패하면 다른 데 가서 맛있는 점심 먹고 다음날 다시 갑시다! 했는데 정말 운 좋게 축제 장소까지 셔틀이 다니는 위치에 있는 카페 주차장이 마지막 딱 두 자리 비어있어 잽싸게 세우고 셔틀로 이동했다. 이 카페는 이 기간에 적지 않은(…) 주차비를 받으며 호황을 누리고 있더란… 이틀동안 상당 기간의 매출을 가뿐히 넘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https://flic.kr/p/WYV929
해변가 언덕 있는 공터에 이렇게 연들이 펄럭펄럭하고 이것저것 먹을 것도 팔고 간단한 아이들 놀이기구도 서 있는 게 일본 마츠리랑 약간 비슷했는데 나한테 일본 마츠리는 (주로 밤에 구경을 갔으니까) 밤의 이미지라면 미국 축제는 그야말로 쨍한 낮의 느낌.
워낙 이 동네 바람이 좋아서 행사장에서 아이들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정말 간단한 구조의 연조차도 세차게 날아오를 정도라 참 어울리는 아이템의 축제라는 생각을 했다.(뭐든 실만 묶어 올리면 뜰 거 같더라)

점심은 간단하게 나초와 피쉬 앤 칩스와 핫도그.(여기서는 콘도그라고 부르던데 이 날 먹은 핫도그가 내 인생 최고 맛있는 핫도그였는데 사진을 안 찍었네!)

음식 파는 매대들이 주욱 서 있는데 메뉴가 너무 생소(…)해서 뭘 사야할 지 몰라 어리버리하다가 수인씨 따라 산 핫도그가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중 최고로 맛있었다! 우리 세 식구 모두 주말 동안에도 핫도그 이야기만 나오면 ‘오오, 그거 진짜 맛있었지’하는 분위기였을 정도. 우리나라에서 먹던 것보다 겉의 튀김옷도 부드럽고 바삭한데 안에 든 소시지가 엄청 넘치는 육즙과 기름기(!)에 부드럽고 짭짤했다. *.*

날려도 보고…
날릴 연에 그림 그리는 중

https://flic.kr/p/XeHRnc
그냥 가기 아쉬우니 뭐라도 해보고…


처음에 메인으로 띄워놓은 저 문어연들을 보며 왜 하필 문어? 했는데 보다보니 다리가 많아서 너풀너풀한 게 볼만하더란.

이 각도에서 보면 더 묘해… 지구침공할 기세

날은 화창하고 내내 신나는 음악도 흐르고 아무 생각없이 온 하늘에 펄럭거리는 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한가롭고 좋았던 오후.
그러고 무방비하게 팔뚝을 드러내고 있었던 나는 그 몇시간동안 바짝 타서(…) 벌겋게 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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