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번에 왔을 때 있는 줄도 몰라 못 보고 간 金鱗湖(긴린코)의 물안개를 이번에는 챙기고 싶어서 아침에 언제쯤 나가면 볼 수 있을지 숙소 주인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이르면 이를 수록 좋지 않겠냐’는 애매~한 대답을 하셔서 해뜰 때쯤에 맞춰 나가기로 했다.

어영부영하다 예정했던 시간보다는 좀 늦어졌지만 어쨌거나 우리 식구 나름으로는 부지런히 출발하려고 차 세워둔 곳에 왔더니.

차가 하~얗게 성에가 낀 채로 얼어있다(…)
맨날 지하주차장에만 차를 세웠더니 추운 날 야외에 두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걸 예상도 못한 것. 뜨거운 물수건 가져와서 앞유리창 녹이고 차 히터 돌려가며 30분쯤 고군분투한 후 출발.

웹에서 찾아본 후기들은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로였다는 글도 꽤 있어서 그냥 관광에 목적을 두고 간 거였는데 나는 생각보다 너무 좋았다.
8시 좀 전에 도착했는데 그날따라 날이 좀 어둑한 데다가 이른 시간이라 사람도 거의 없어서 호수에서 뭐라도 튀어나올 거 같은 요사한 느낌의 물안개를 만끽했다.


후쿠오카로 이동하는 날 아침에 눈을 뜨니 밖은 온통 눈세상.
유후인에서 오겡끼데스까~를 할 각…

눈이 내리는 동안은 스노체인 없이 고속도로 진입이 안된다고 해서 2만엔을 아끼기 위해 여차하면 국도를 타고 이동할 생각까지 했으나 다행히 점심 다 먹고 난 즈음에 눈이 그쳤다. 고속도로 올라오고 보니 눈이 정말 국지적으로 내리고 있어서 돈 쓰고 이동했더라면 아까워 두고두고 후회할 뻔…;

벳부 일정이 날아간 건 좀 아쉽지만 눈이 내리는 고요한 유후인 풍경도 마음에 들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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