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지난번에 왔을 때는 오후 늦은 시간이라 수족관을 한바퀴 쭉 둘러보고 돌고래쇼는 시즌이 아니라 보지도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돌고래쇼도 챙겨보고 고래상어 앞에서 원~없이 앉아있다가 온 것만으로 만족스러웠다.

아래쪽으로 내려가니 매너티와 거북들의 공간이 따로 있었다. 요건 그 중에서도 새끼거북.

돌고래쇼는 TV에서 추성훈 부녀 때문에 많이 알려지긴 했는지 쇼 보러 가니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게 확실히 느껴졌다.(지난번에 왔을 때만 해도 대부분 중국인이었는데. 물론 이번에도 중국인은 어디에나 많았음.)

언뜻 생각하기에는 그냥 큰 아쿠아리움이지만 막상 이 고래상어 앞에 서면 매번 묘하게 발을 뗄 수가 없다.
지난번에는 수조 앞에 놓인 극장식 의자에 잠시 앉아 감상했지만 이번에는 아예 좀 기다렸다가 안에 있는 카페의 최대한 수조쪽에 가까운 자리를 잡았는데(카페 안의 자리 회전율이 몹시 낮음;) 커피도 한잔 하고 린양 간식삼아 파스타도 하나 시켜 먹고 이래저래 멍하니 거대한 물고기들의 움직임을 보고있는 것만으로도 두어시간이 훌렁 지나갔다.
지난번에는 감흥이 평범했던 린양도 이번에는 엄청 마음에 드는지 카페에 앉아만 있으면 지루할 법도 한데 나가자는 말을 안 하더란. 나중에 ‘이동할까?’ 하고 물으니 린양은 ‘가고는 싶지만 이번에 나가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몰라 아쉬워 일어나기가 아깝다’고 했다.
오키나와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 아마도 그 한없이 ‘느긋했던’ 느낌 때문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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