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부산 국제 영화제에 주연 배우가 내한하면서 제목을 자주 접해서 그런가, 원래 역사물도 좋아해서 넷플릭스에 올라오기를 대기하고 있던 영화.

헨리 8세~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좋아해서 책이나 미디어나 이것저것 찾아본 편이지만 헨리 5세는 생소해서 영화 보기 전에 좀 훑어보니 일단 내가 뭘 잘못 찾았나? 싶을 정도로 실제 역사 속의 왕과 주연 배우의 이미지가 달랐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성계 같은 왕 역을 여리한 박보검이 맡은 느낌이려나. -_-;

티모시 샬라메의 헨리 5세는 처음에는 어떤 상황이든 너무 흐느적거리는(…) 게 갑갑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그 느낌이 나른한 카리스마로 변하는 게 꽤 인상적이었다. 이건 아마 내가 헨리 5세에 대한 아무런 기존 이미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할 듯.

영화평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전투 장면은 상당히 볼만했는데 헨리 5세의 시그니처는 이 ‘아쟁쿠르의 전투’인 모양으로, 전투가 스펙터클해서가 아니라 말을 타고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진흙탕을 구르는 날것의 ‘현실감’이 정말 강렬했다. -_-;

초중반까지 영화가 너무 늘어지다가 후반 30분 정도에 모든 걸 몰아치는 구성이나 ‘진정한 왕이 되어가는’ 헨리 5세와 주변의 인물들이 겉도는 느낌(왕 주변 사람은 팔스타프 외에는 구분을 하기가 어렵다;;)이 성장물(?)로서의 영화에 재미를 더해주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대단한 수작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던 작품.

로버트 패틴슨이 뜬금없이 프랑스 왕세자로 나온다.(…) 뱀파이어 하던 시절보다 이제 나이 먹은 태가…-_-;
연기를 그렇게 잘하는 거 같지 않은, 시선 처리가 좀 묘한 배우라고 생각했는데 조니 뎁 딸이라고…(그러고보니 엄청 닮았다) 기묘한 이야기 드라마를 볼 때 특이한 느낌의 배우가 있어서 찾아보니 우마 서먼의 딸이었는데, 할리우드도 내가 한참 영화를 보던 시절 배우들의 2세들이 하나둘 등장할 때인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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