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은 같은 감독의 2014년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였다는데 당시 러닝타임은 30분 정도였던 모양.
SF 장르 드라마로서 평은 그리 좋지 못한 듯한데 그래서 기대가 아예 없어서 그랬나, 나는 의외로 별 거슬림 없이 끝까지 봤다.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도 ‘지옥’도 안 봤는데 엉뚱하게 이 ‘고요의 바다’는 감상 완료.
초반에 캐릭터 하나가 입에 씨발을 달고 살아서 이건 고요의 바다인가 씨발의 바다인가, 짜증이 났는데 그 캐릭터가 사라지고(…)나니 그 뒤로는 비교적 제목처럼 고요히 흘러가는 흐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든 영화든 SF 장르에는 어색한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유난히 전체가 ‘가짜’ 같고 썰렁해지는데 배우 중에는 그런 연기 구멍이 없어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는 편. 개인적으로는 김선영 배우의 팀 닥터 홍가영 역이 배우의 연기도 역할도 이 드라마가 현실감을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물이 고갈된 지구, 그리고 그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로 향한 인류. 그리고 그곳에 대안으로 달에 존재하는 ‘물’의 속성 등의 소재는 참신했는데 이야기를 8부작까지 만들기에는 좀 촘촘하지 못한 감이 있다. 6부작 정도였거나 혹은 2시간 정도 러닝타임의 영화였더라면 어땠을까 싶은데 이야기의 크기에 비해 주어진 시간이 길어서 중언부언한다.
돈 많은 넷플릭스 제작이라 그런가, 세트나 우주복 등도 허술하지 않아서 화면 보는 맛은 있더란.
한국 SF 장르는 아직 멀었네 하는 글도 많이 봤는데, 갑자기 생각난 건 넷플릭스 제작의 1천억을 들였다는 ‘미드나이트 스카이’였고 외국이라고 꼭 ‘번듯한’ SF만 만드는 것도 아니지 않나 싶다.
이 장르도 경험이 쌓이다보면 또 어느 순간 빛나는 한 편이 등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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