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각계의 전문가들이 한 팀이 되어 달 탐사선에 오른다.
임무는 폐쇄된 연구기지에서 24시간 안에 중요 샘플을 회수하는 것.

대원들은 온통 비밀 투성이인 이 위험천만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까.

원작은 같은 감독의 2014년 단편 영화 ‘고요의 바다‘였다는데 당시 러닝타임은 30분 정도였던 모양.

SF 장르 드라마로서 평은 그리 좋지 못한 듯한데 그래서 기대가 아예 없어서 그랬나, 나는 의외로 별 거슬림 없이 끝까지 봤다.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는 ‘오징어 게임’도 ‘지옥’도 안 봤는데 엉뚱하게 이 ‘고요의 바다’는 감상 완료.

초반에 캐릭터 하나가 입에 씨발을 달고 살아서 이건 고요의 바다인가 씨발의 바다인가, 짜증이 났는데 그 캐릭터가 사라지고(…)나니 그 뒤로는 비교적 제목처럼 고요히 흘러가는 흐름이 꽤 마음에 들었다.

드라마든 영화든 SF 장르에는 어색한 연기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유난히 전체가 ‘가짜’ 같고 썰렁해지는데 배우 중에는 그런 연기 구멍이 없어 전반적으로 무난하게 진행되는 편. 개인적으로는 김선영 배우의 팀 닥터 홍가영 역이 배우의 연기도 역할도 이 드라마가 현실감을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김선영 배우는 어떤 역으로 들어가든 영화와 현실을 좀더 밀착시켜주는 연기를 보여줘서 좋아함

물이 고갈된 지구, 그리고 그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로 향한 인류. 그리고 그곳에 대안으로 달에 존재하는 ‘물’의 속성 등의 소재는 참신했는데 이야기를 8부작까지 만들기에는 좀 촘촘하지 못한 감이 있다. 6부작 정도였거나 혹은 2시간 정도 러닝타임의 영화였더라면 어땠을까 싶은데 이야기의 크기에 비해 주어진 시간이 길어서 중언부언한다.
돈 많은 넷플릭스 제작이라 그런가, 세트나 우주복 등도 허술하지 않아서 화면 보는 맛은 있더란.

한국 SF 장르는 아직 멀었네 하는 글도 많이 봤는데, 갑자기 생각난 건 넷플릭스 제작의 1천억을 들였다는 ‘미드나이트 스카이’였고 외국이라고 꼭 ‘번듯한’ SF만 만드는 것도 아니지 않나 싶다.
이 장르도 경험이 쌓이다보면 또 어느 순간 빛나는 한 편이 등장하겠지.

슈트 풀장착하면 10킬로라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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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responses

  1. ㅋㅋㅋ후기 읽고 보고 싶어짐요 좋아하는 배우들도 많이 나오고 오징어게임은 1편인가 2편인가 본 담 기분이 영 거시기혀서 덮어둠.

    1. Ritz

      중간에 사람도 막 죽고 분명히 스펙터클…한데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잔잔~한 신기한 드라마였음요. ㅋㅋㅋ 그래서 제목을 잘 지어야 하나봄. 고요의 바다라더니 계속 고요해…

  2. 저도 끝까지 흥미있게 봤습니다. 마지막 장면만 좀 아쉬웠어요. 뭔가 너무 빠르게 정리된 것 같고요. SF 적인 요소를 더 뺐어도 좋았을 것 같아요.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끝까지 봤습니다. 강말금 배우의 매력이 잘 안 보여서 아쉽긴 했네요. 뭔가 잘린 듯한 시나리오였어요

    1. Ritz

      중반까지 시간이 꽤 여유있었는데 마지막회에 마구 몰아쳐서 저도 보면서 내내 어, 어…? 하다가 끝난 것 같아요. 설정이 아까워서 좀더 활짝 펼쳤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고…

      1. 말씀대로 6화 정도로 정리하면 좋았을텐데 아쉽더라구요. 끝까지 감정을 끌어 올리는 것이 더 중요했던 것 같은데 좀 더 앞에서 조금씩 풀었어도 좋았을 듯 하네요

  3. 나도 재미있게 봤어. 영화였다면 더 긴박감은 줄 수 있었겠다는 생각 정도.

    1. Ritz

      다들 평이 안 좋아서 나만 재미있었나? 싶더라고. 나 말고 재미있게 봤다는 사람 있으니 반갑다. 시놉시스에 비해 8부작은 좀 욕심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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