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부쩍 자주 하는 생각인데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습관을 찾아 부지런히 몸에 익혀놔야겠다.
그나마 몇 안되는 내 장점 중 하나가 뭔가 시작하면 그럭저럭 꾸준히 유지한다는 점이라 요근래 그 덕을 좀 보는 중.
지금까지 게을러서 밤에 머리 감고 젖은 채로 그냥 잤는데 요즘 들어 부쩍 머리를 묶으면 정수리도 아프고 어째 머리 빠지는 속도도 심상치 않아서 찾아보니 젖은 머리로 자는 것도 탈모를 유발한다고. 내가 숱 때문에 고민하는 날이 올 줄 몰랐으나 어쨌거나 비싼 드라이어 산 김에 꼬박꼬박 말리고 있는데, 그랬더니 펌한지도 한참인데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 상태도 멀쩡해서 묶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왕 말리는 김에 좀더 머릿결에 좋으라고 오랜만에 트리트먼트도 사봤는데 스프레이 타입이라 쓰기 편해서 어느새 반 통 가까이 다 썼다.
카페인 없이 마실만한 커피 대용품으로 추천받았던 오르조 티는 여전히 잘 마시고 있는데 얼결에 하루에 마시는 물 양이 꽤 많이 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뜨거운 물 끓여서 보온병에 가득 채우고 하루종일 저 차를 타서 마시는데(이번 주는 점심 지나고 디카페인 더치 연하게 한잔하는 낙이 있었지) 저녁 때면 거의 비어있으니 매일 물을 1리터를 마시는 셈이라 건강에도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부스스하게 일어나서 주전자에 물을 채우고 인덕션에 불을 당기는 루틴이 왠지 아침을 깨우는 의식 같아 마음에 든다.
공황은 사람마다 이유도 다르고 대처 방법도 다른데, 몇달간의 상담 끝에 알게 된 내 공황의 이유는 불안도가 높아서 평소에도 긴장이 이완되지 않는 것.
이완시키는 방법을 이것저것 찾아보는 중인데 일단 지금까지 중 가장 잘 맞는 건 요가 스트레칭이어서 매일 아침에 20분, 자기 전에 15분 정도 하고 있는데 심장이 들쑥날쑥 뛰는 게 꽤 줄었다.
스트레칭 자세가 이름만 다르고 필라테스와 별 차이 없는 것 같은데 신기하게 요가 스트레칭이 효과가 있더란. (오후에는 필라테스로 20분 정도 스트레칭 함)
저녁 요가는 거실에서도 해보고 아예 자기 직전에 침대 위에서 수면등만 켜놓은 채로도 해봤는데 후자가 더 효과가 좋아서 하루의 마무리는 요가로 스트레칭하며 조용히 마무리 중.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았다
김부식 「삼국사기」
儉而不陋 華而不侈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게 제일 어렵다.
어릴 때는 만원짜리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반짝반짝 하는데(요즘 린양을 보면서 부쩍 그런 생각을 하지) 나이가 드니 가격이 얄궂은 옷은 여지없이 보기에도 얄궂다. 나이에 맞는 옷을 찾아 입기보다는 나이에 상관없이 어느 옷이든 잘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얼굴의 근육도 나이가 들면 힘이 빠진다더니 이제는 무심코 멍하니 있으면 표정이 뚱해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좋은 사람이 되려면 더 고민하고 더 조심해야 하나보다.
머리속도 몸도 가꾸어 나이를 ‘잘’ 먹고 싶은 게 요즘의 희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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