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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3일] 유니버셜 스튜디오 1

호텔 방에서 본 전경
눈 앞에 시원시원하게
바다가 펼쳐집니다-
아침은 호텔 부페. 원래 아침을 안먹는데, 여행 내내 혹 허기져서 컨디션이 망가질까봐 꼬박꼬박 챙겨먹고 다녔네요.

둘째날은 자유일정이었는데 여행사에 말하면 유니버셜 스튜디오 익스프레스 티켓 5,500엔짜리를 4,400엔에 할인해서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간 다른 팀의 경우 아예 아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든지 아니면 유니버셜에서 관람을 빨리 마치고 카이유칸까지 가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우리 가족같은 경우 워낙 체력들이 남들만큼 튼튼하지 못하다보니 그냥 여유있게 한 군데만 잘 보고 오자는 생각에 유니버셜만 고려하고 일정을 잡았습니다.

페리 안에서 찍은 풍경

왜 하얏트를 숙소로 잡았을까 했는데 나중에 유니버셜 스튜디오 전단지를 보니 ‘관련 호텔’도 아닌 ‘공식 호텔’이더군요.

그래서 호텔에서 유니버셜까지 가는 교통 시설이 비교적 잘 되어 있었습니다.
호텔에서 바닷가로 나가는 셔틀을 타고 선착장까지 가면 거기에서 페리를 타고(페리는 편도 500엔) 유니버셜로 이동하는데 페리 선착장에서 유니버셜 스튜디오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입니다. 오는 길도 똑같은 순서로 돌아오면 되니 길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돌아올 방법 때문에 염려할 일은 없더군요.
이 페리를 이용하면 바로 카이유칸까지도 이동할 수 있다고 하니 여러모로 이동 수단은 잘 되어 있다 싶었습니다.

우리는 아침 8시에 있는 호텔 셔틀을 타고 이동해서 개장 시간 좀 전에 도착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벌써 와서 줄서 있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문 열리자마자 마구 뛰어들어가서 익스프레스 티켓으로 시간 예약부터 거는 사람들이 있다더니…)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이 ‘익스프레스 티켓’이란 제도는 흥미로웠습니다. 입장하는 곳 근처에 가면 익스프레스 티켓용 예약 부스가 있는데 그곳에서 시간 예약을 해두면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그 시간에 맞춰 와서 전용 출구로 입장할 수가 있더군요. 단, 여러 곳을 예약해둘 수는 없으니 약간 뒤쪽 시간을 한 군데 예약해두고 그 사이에 다른 한 곳을 줄서서 관람하고 예약해둔 곳으로 가서 다시 놀이기구를 타는 식으로 이동하면 꽤 많은 걸 타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만 우리 가족은 시간 배분을 약간 잘못해서 이 익스프레스 티켓을 충분히 활용은 못했네요. 어차피 다들 무언가 격렬한 것들을 타는 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다보니 그냥 하나 골라 타고 다음 걸 타는 식으로 느긋하게 돌아다녔습니다.

맨 처음 골랐던 건 4D 영화관이었는데 슈렉을 상영하는 것 같아 들어갔는데 뜬금없이 세서미 스트리트(…)를 보고 나왔군요. 상영 시간을 좀 더 살펴보고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어찌됐든 생각보다 세서미 스트리트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입체 안경을 쓰고 화면을 보고 있으면 화면에서 입체적으로 사물들이 다가왔다 사라지고 물이 튀기는 장면이 있으면 실제로 영화관에서도 물이 마구 뿌려지는 식이었는데 공감각적으로 화면을 즐기는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유니버셜에서는 이후에 탄 것들도 대부분 이런 식으로 화면만 본다거나 하는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효과를 느낄 수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올해 1월에 개장해서 현재 가장 인기가 좋다는 스파이더 맨이었습니다.

인기가 많다더니 정말로 사람이 많아서 대기 시간이 1시간이라길래 줄을 서기 시작했는데 1시간 20분 정도는 기다려서 탄 것 같네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대기줄을 서는 곳이 대부분 실내거나 혹은 그늘진 곳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면 기다리는 사람도 그다지 지치지 않고 사람들이 길 밖으로 밀려나올 일도 없으니 손님은 많은 것 같은데 길거리는 비교적 한산해서 다니기 좋았습니다.

이런 신문들도 전시되어 있고
신문사처럼 꾸며놓기도.
이런 후줄근한 코트까지..;

스파이더 맨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은 내내 실내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냉방도 잘 되었고 줄도 쉽게 쉽게 움직여서 좋았는데 문제는 우리 뒤에 서 있던 두 아가씨였습니다…; 말투로 봐서는 오카사 사람인 것 같았는데 ‘일본인은 공공장소에서 조용조용하다’라는 일반적인 편견을 와작 부수고 정말 줄 서는 내내 한국의 아줌마보다도 훨씬 큰 목소리로 떠들어대더군요. 귀가 쨍쨍 울려서 몇 번이나 영어를 쓰든 일어를 쓰든 입 좀 다물라고 하고 싶은 걸 참느라 정말 괴로웠습니다.

오랜 시간 기다려서 탄 스파이더 맨은, 정말로 굉장했습니다.
입체안경을 쓰고 라이드를 타면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악당들에게 위협을 받기도 하고 스파이더 맨이 구해주기도 합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화면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데다가 타고 있는 라이드는 덜컹덜컹 흔들리고 악당이 불을 뿜으면 정말로 뜨거운 열기가 옆에서 느껴지니 정신이 없을 정도더군요. 그리고 중요 포인트에서는 스파이더 맨이 사진도 한방! 찍어줍니다. 롯데월드의 프렌치 레볼루션처럼 다 타고 난 후 그 사진이 잘 나왔으면 뽑을 수도 있습니다. A4 크기의 사진이 1,000엔 정도니까 그렇게 싼 편은 아닌데, 그래도 기념 삼아 우리 가족은 한 장 뽑았네요.
이번 유니버셜에서 탄 것들 중에서는 이 스파이더 맨이 가장 멋졌습니다.

기다린 만큼 보람은 있었던 스파이더 맨을 뒤로 하고 간 다음 목적지는 막내의 요청이기도 했던 터미네이터 관이었습니다.

놀이기구를 타고 나오면 관련 샵이 바로 연결되어 있는 걸 보면서 참 상술이 대단하다고 감탄했습니다. 정신없이 놀이기구를 타고 그 작품에 푹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상품들은 지나치기 힘든 유혹이겠지요.
게다가 이런 과자나 만쥬 류가 많았던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포장은 물론 해당 작품에 관련된 것들이지요.
터미네이터 관에는 이런 T2도 전시되어 있음
(디카를 주면 직원들이 알아서 사진도 잘 찍어줌..;)

자세한 가이드지 없이 다니다보니 이 곳에서 어떤 놀이기구를 탈 것인가(…)에 대해서도 상당히 기대가 되더군요.
이 터미네이터관에서는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실제 사람들의 연기(이건 약간 썰렁했음)와 대형 화면의 영상이 서로 교차하면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짤막한 오리지널 스토리였는데 내용도 꽤 재미있었던 데다가 여기서도 역시 입체 안경을 쓰고 보는 효과가 너무 굉장하더군요. 그리고 화면에서 얼음이 튀면 실제 영화관에서도 물이 튀고 찬바람이 마구 불어대서 시원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여름에 이용하기 좋은 아이템이었습니다.

Responses

  1. 리츠코

    미사>유니버셜만 목표로 해서 2박 3일 정도 여행 가도 좋을 것 같아요. ^^ 시간 되면 카이유칸까지, 그런 식으로.
    gample>꼭 다녀오실 수 있으시길!(술을 줄이세욧)
    Tom>일정이 짧으면 좀 부담이 될 것 같아요. 저희도 꼬박 하루 놀았으니까요. 카이유칸은 다음번에 오사카에 다시 한번 갈 빌미를 위해 남겨둔 셈 쳤지요. ^^(저는 5년만에 처음 휴가다운 휴가였다니까요…;)

  2. 아~ 오사카에서 놀면서도 저런데를 가볼 생각은 못했군. 뭐, 그때야 일정이 짧아서 생각이 있어도 엄두내긴 힘들었겠지만.(자기 위안+합리화)
    카이유칸은 의외로 꽤 볼만한데.
    다음에 오사카 가면 꼭 가봐~. ^^
    마린 월드나 씨월드처럼 수족관 자체가 테마파크로서의 기능을 갖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전시관으로서는 상당히 훌륭~!
    나도 휴가가구 싶어~ ^^

  3. gample

    저도 끌립니다. 당장은 무리지만 내년즈음에 가려는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_-;

  4. 미사

    도쿄 디즈니랜드는 거진 다 땡볕에서 줄서서 기다렸던 기억이…; 스파이더맨 나도 끌리는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