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교토 한정 키티(…)
음양사 생각도 나고 디테일이 귀여워서 샀어요.

오사카에서 교토까지는 쾌속 전철을 타고 가장 싼 요금으로 540엔에 40분 정도 걸려서 갈 수 있었습니다. 전철 좌석이 꼭 기차처럼 되어 있는 데다가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도 꽤 멋져서 오랜만에 기차 여행 하는 기분도 낼 수 있었네요.

교토에 내려서 역 밖으로 나왔을 때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시골이구나’ 였습니다.
길가에 보이는 집들도 옛날식 목조 주택이 많고 가게들도 번듯하기보다는 좋게 말하면 운치 있고 나쁘게 말하자면 어딘지 허름한 곳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전철역에서 호텔을 찾아가기 위해 안내센터에 물어봤다가 일러스트로 된 교토 관광맵을 받았는데 이게 꽤 유용했습니다.
호텔 홈페이지에 적힌 전철역까지 가려면 우리가 내린 곳에서 2번을 갈아타야 했는데 이 지도로 확인해보니 그 2번 갈아타는 거리가 걸어서 15분이었습니다. -_-; 전철 역에 에스컬레이터가 잘 없어서 짐을 들고 오르락내리락 할 시간을 생각하니 걷는 게 낫겠더군요.

이 지도를 보면 교토 전체 구성이 대충 눈에 보입니다.
시내는 거의 완벽하게 바둑판으로 구역간의 거리도 걸어서 얼마 되지 않습니다.
주요 유적지들은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형태더군요.

일본의 교통이 복잡하긴 해도 익숙해지면 움직이기 꽤 편하다 라고 생각했는데 이 교토는 유적지들 때문에 아무 곳에나 땅을 팔 수가 없다보니 유적지 앞까지 전철들이 잘 뚫려 있지도 않고, 이동은 주로 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버스들이 순환하는 경우가 많아서 행선지 동선을 잘 짜지 않으면 고생하기 쉽습니다. 그리고 지도를 확인해서 걸을 수 있는 거리는 좀 멀더라도 걷는 게 편할 때도 많고요.

전철역에서 나오니 바로 이런 풍경이 펼쳐지더군요.
카모 강입니다.
강가를 따라 음식점들이 즐비합니다.


그러고보니 지도를 열심히 보던 대나무숲이 막 웃길래 무슨 일인가 했더니 ‘스쿨럼블에 나오는 이름이 여기에 다 있었다’고 하더군요. 지도를 보니 정말 카라스마 도 있고 텐마라는 궁도 있고 카라스마의 펜네임인 니죠 지역도 있습니다..; 나중에 전철 노선도에서 하리마 빼고 대부분 다 찾았다고 하니 작가가 등장 인물들 이름을 교토에서 모두 가져왔나 싶더군요.

우리가 묵었던 호텔은 교토의 중심가에 속하는 시조가와라마치 쪽이었는데 근처에 큰 아케이드 몰도 있고 키요미즈데라와도 거리가 가까워 편했습니다.
교토에 도착한 첫날은 그냥 저녁 먹고 쉬자는 생각에 아케이드 몰 쪽을 돌아다녀봤는데 전형적인 관광지의 상점가로 기념품 파는 가게들과 일반 상점들이 섞인 곳이었습니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이 선물을 사기 위해 돌아다니고 외국인들이 눈에 많이 띄더군요.
오사카에서는 관광 비수기긴 하구나, 생각했는데 교토는 외국인들도 꽤 붐벼서 비수기를 안 타는 도시라는 인상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안 넓을 것 같아 돌아다녀봤는데 길이 여기저기로 엄청 뻗어 있더군요.
그 중에 신기했던 건 도쿄에서는 별로 본 적이 없었던 립톤 티 하우스였습니다.
케이크와 식사, 차를 팔더군요.
자신은 꼭 립톤 티하우스에서 아이스티를(-_-) 시켜먹어봐야겠다며 주문한 피치 아이스티.
말 그대로 마트에서 파는 립톤 아이스티 맛이었습니다.
가격은 무려 600엔이 넘어서 그 돈은 저 ‘잘 깎은 레몬 껍질값’인가! 라더군요.
홍차 몽블랑 파르페.
양이 꽤 많아서 먹느라 힘들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