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대나무숲과 저는 큰 카테고리로 보자면 둘 다 게임, 만화, 애니 쪽에 관심이 많지만 세부 카테고리로 들어가면 서로 좋아하는 장르가 많이 달라서 별로 접점이 없는 편입니다.

게임을 좋아해도, 저는 친한 사람들이 하는 데 맞춰서 주로 온라인 게임 쪽으로 즐기는 편이고 대나무숲은 PS2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 쪽으로 좋아하지요. 그래서 게임을 하고 놀아도 각자 노는 편이었는데 얼마 전부터 제가 팡야를 시작하면서 같이 놀 겸 대나무숲도 함께 시작했습니다.
골프 게임이라 마비노기처럼 배워야 할 게 많은 것도 아니고 요령만 익히면 바로 사람들과 어울려 시합을 할 수 있어서 대나무숲도 퇴근하고 잠깐씩 함께 놀기에는 딱 적당하더군요.
캐릭터도 꽤 귀여운 편이고 구성도 아기자기해서 간만에 친한 사람들과 신나게 즐기고 있습니다.

…..만.

이 게임의 알 수 없는 시스템 중 하나가 바로 채팅 내 필터링이더군요. 원래 하던 마비노기도 그렇고 게임에서 필터링을 걸어두면 금지어를 쳤을 때 그냥 ‘금지된 단어가 사용 중입니다’ 라든지 하는 경고문과 함께 엔터가 먹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팡야에서는 그냥 타이핑한 내용이 올라가면서 금지어 부분에만 ♥♥가 뜹니다.
게다가 이 게임의 금지어는 띄어쓰기도 초월하는 대단히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어서 말하다 보면 별말 아닌데도 음담패설 분위기가 되어버리기 일상다반사네요.

원문: 넘겨보지 그러세요.
정말 별말 아닌데 하트 때문에 더 민망하다.
원문: 자식 있는데 그런 데 가시는 걸.
별 말이 아니라 우연히 채팅 중에 아는 분 할머님 이야기가 나와서
나이드신 분들이 자식도 있는데 요양원 가시는 건 안 좋아하신다는 이야기 중이었음. -_-;
원문: 이번 게임 마가 꼈다.
이쯤 되면 무슨 말을 못한다…
이건… 역시 별 말이 아니었을 텐데 대체 원문이 뭐였는지 알 수가 없다..-_-;
원문: 원망할테다.
….차라리 하트가 아니면 덜 엄할지도…
원문: 저기에 자석이 있는 거 같네요.
장애자의 애자는 에자가 아니라 애자건만…-_-;
운영자들이 얼마나 욕먹는 데에 지쳤으면… 운영자도 필터링….

덕분에 게임 내내 돌발적으로 튀어나오는 하트에 다들 웃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띄어쓰기 정도는 인식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려.

b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