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언뜻 타임라인에 뜬 예고편이 재미있어 보여 나중에 어디에 올라오면 봐야지, 했는데 평소에 신작을 체크하는 넷플릭스가 아닌 티빙과 wavve에 올라와 있었다;;
(벙커에 감금이라니, 번역 한번 하려다 공황 오겠다…)
머나먼 옛날이지만(…) 한때 하던 일이라 좀더 재미있기도 했는데 보는 내내 경악스러운 건, 외국의 인기작 편집자는 번역자들한테 저렇게까지 막 대할 수 있단 말야? (무슨 권리로 사람들을 그렇게 다 벗겨놓고 세울 수 있냐고;;)
인기작의 ‘번역 퀄리티’에 대한 골수 팬의 불만 같은 건 21세기, 다른 문화권에서도 역시나, 아직도 존재하는구나 라는 점도 새삼스럽고(아아, 머릿속을 스치는 몇몇 애증의 작품들) 번역서를 하염없이 내면서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언뜻언뜻 스치던 생각들이 대사로 나와 가슴에 쿡쿡 박히기도 하고…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추리물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더해가는 트릭도 꽤 훌륭했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 영화는 결말을 알고 보면 정말 재미가 없을 작품이라 내용에 대해서는 뭐라 더 말하기도 어렵고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까지는 유추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촘촘했다.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같은 언어로 소통했다가 자신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기도 하며 쌓아가는 바벨탑 같기도.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프랑스 영화는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의외로 가끔 이렇게 건지는 작품들은 일반 블럭버스터보다 훨씬 낫더라.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