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년에 언뜻 타임라인에 뜬 예고편이 재미있어 보여 나중에 어디에 올라오면 봐야지, 했는데 평소에 신작을 체크하는 넷플릭스가 아닌 티빙과 wavve에 올라와 있었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디덜러스’.
이 책의 마지막 장 출판을 위해 9개국의 번역가들이 고용된다.
결말 유출을 막기 위해 아무도 나갈 수 없는 지하 밀실에서 작업을 시작하지만 곧 첫 10페이지가 인터넷에 공개된다. 그리고 편집장 에릭에게 도착한 한 통의 메시지.

“돈을 보내지 않으면 다음 100페이지를 공개하겠다.”

에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인을 찾으려 하고 번역가들은 서로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벙커에 감금이라니, 번역 한번 하려다 공황 오겠다…😑)

머나먼 옛날이지만(…) 한때 하던 일이라 좀더 재미있기도 했는데 보는 내내 경악스러운 건, 외국의 인기작 편집자는 번역자들한테 저렇게까지 막 대할 수 있단 말야?😱 (무슨 권리로 사람들을 그렇게 다 벗겨놓고 세울 수 있냐고;;)

이중에서 제일 책이 적게 팔리는 나라 듣고 빵 터짐(…)

인기작의 ‘번역 퀄리티’에 대한 골수 팬의 불만 같은 건 21세기, 다른 문화권에서도 역시나, 아직도 존재하는구나 라는 점도 새삼스럽고(아아, 머릿속을 스치는 몇몇 애증의 작품들) 번역서를 하염없이 내면서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일까’ 언뜻언뜻 스치던 생각들이 대사로 나와 가슴에 쿡쿡 박히기도 하고…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는 추리물이었다.
반전에 반전을 더해가는 트릭도 꽤 훌륭했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 영화는 결말을 알고 보면 정말 재미가 없을 작품이라 내용에 대해서는 뭐라 더 말하기도 어렵고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까지는 유추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고 촘촘했다.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여 같은 언어로 소통했다가 자신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기도 하며 쌓아가는 바벨탑 같기도.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

프랑스 영화는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의외로 가끔 이렇게 건지는 작품들은 일반 블럭버스터보다 훨씬 낫더라.

이 배우 어디서 봤더라 한참 고민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 ‘비르기트’의 비르기트 역인 시세 바베트 크누센이었다. 왠지 반가웠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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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1. 디멘티토

    자화자찬을 하자면, 일본에서 먼저 개봉했는데 제가 재빨리 이 영화에 대해 검색하고 소개했더랬죠. ㅎㅎ 그래서 리트윗도 많이 된 적이(그때는 원제 번역가들로) 다빈치코드 시리즈 인페르노 때 실제로 벌어졌던 사건을 모델로 해서 더욱 실감나는 것 같아요.
    https://www.yna.co.kr/view/AKR20130507219900009
    프랑스 영화 좋아하는데 이렇게 미스터리물도 괜찮은게 꽤 있더라고요. 국내에 수입되지 못해서 그렇지. ㅠㅠ 그래서 지금 가장 배우고 싶은 언어가 프랑스어이기도 합니다. 중국어도 배우고 싶지만요.
    저는 정식 개봉하기 전에 어둠의 경로를 통해 봤는데 다시 보니 역시 한글자막판이 최고라는걸 실감했습니다. 그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더라고요. ㅎㅎ

    1. Ritz

      앗. 혹시 그 글을 제가 본 게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는 독일어에서 이미 고등학교 때 좌절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유럽권의 언어는 욕심내지 않아요. : )

      실화를 바탕으로 한 건 몰랐어요. 정말로 외국은 번역자들을 저렇게 벙커에 가둘….수도 있는 거군요.( ”) 댄 브라운 작품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저럴 정도는 아닌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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