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우리나라 OTT 서비스에는 보통 미스 마플이라고 올라와 있지만 원제는 그냥 ‘애거서 크리스티의 마플’.(BBC의 ‘애거서 크리스티의 포와로’와 맞추기 위해서라고)

글 쓰려고 위키를 읽어보니 이 드라마의 여섯 번째 시리즈가 끝난 후 BBC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각색 작품 제작에 대한 권리를 획득했고 그 말인즉슨 다른 채널에서 이 마플 시리즈를 더 만들 수 없다고.(넷플릭스가 마플이나 포와로 시리즈를 만들 날은 없겠구만)

그러고보니 한참 추리소설 좋아하던 시절에는 포와로 시리즈나 홈즈 쪽을 주로 읽었지 미스 마플이 나오는 건 묘하게 심심해서(중고등학생 때니 좀더 스펙터클한 추리물이 좋을 나이) 손이 잘 안 갔는데, 덕분에 드라마 보는 내내 내용을 몰라서 더 재미있었다;(읽었어도 범인이 생각 안 나긴 마찬가지더라만)

제작진들도 ‘연애’를 섞어야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는 생각을 했는지 뒤로 갈수록 에피소드마다 점점 미스 마플 빼고 다 연애하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그렇게 두 시즌을 넘어가니 반복되는 패턴에 좀 질려서 시즌 3까지만 보고 맨 마지막 시즌의 ‘끝없는 밤’만 보고 마무리했다.

게다가 마플이 가는 어느 동네든 좁아터진 시골에서 바람 안 피우는 인간이 없숴….😑

전체 6시즌인데 1~3시즌과 4~6시즌의 마플 배우가 다르다.
앞시즌 배우가 건강이 안 좋아져서 하차했다고.(배우들이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

주연배우가 바뀐 것도 시즌 3까지만 보고 멈춘 이유 중 하나인데(이런 드라마에서 주연이 바뀌면 괜히 서운하지 않나) 그래도 바뀐 배우의 연기도 한번 보긴 해야 할 것 같아 고른 마지막 에피소드 ‘끝없는 밤’은 원래 마플이 나오지 않는 이야기에 마플을 등장시키다보니 캐릭터가 겉도는 데다가 앞시즌의 제랄딘 맥완의 ‘호기심 많고 활기찬 마플’을 보다가 줄리아 맥켄지의 연기를 보니 내가 마음에 들었던 마플 느낌이 아니었다.

‘끝없는 밤’이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 중에 유명하고 작가 본인도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여서 마저 드라마화하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원작에 없는 캐릭터를 억지로 끼워넣은 무리수는 ‘마플’ 시리즈로서의 마무리로 아쉬움이 남았다. 🤨

그나저나 탐정 시리즈가 보통 그렇지만 저 할머니가 가는 곳마다 사람이 저렇게 죽어 나가는 게 거의 사신(死神)급…. 본인이 사는 곳에만 있지 않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건 자기가 사는 마을을 몰살시키지 않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

2 responses

  1. WG

    릿츠님은 진짜 바지런하신거 같아요. 드라마도 책도 다 챙겨보시다니.

    1. Ritz

      집안 일을 좀 대충하고 사는 걸지도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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