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년에 이 책을 선물받은 뒤로 작가분 인스타 계정을 팔로우한 후 간간히 교류(가끔 댓글도 주고받고 좋아요도 누르니 이 정도면 교류 맞겠지…;)하며 지내는데, 책이 나온 후로도 작가분은 가열차게 아이의 세상을 넓혀 나가고 계시고 그 사이에 국내 전시회 소식이나 일본에서의 좋은 소식들을 접하며 마음으로나마 내내 응원하다가 이번에 신간이 나온다길래 바로 주문.

이번 책은 그동안 단아가 그린 그림에 현선님이 글을 붙인 화집이다.

아이가 그려내는 세계를 곰곰이 바라보고 있으면, 혹은 현선님이 붙인 글들을 읽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내 눈이 멈추는 곳이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마음의 어느 지점이다.

생각하는 시간. 2022 acrylic on canvas 40cm × 40cm

이번 책에서 이 그림이 너무 좋아서 책장을 펴놓고 한참을 바라봤는데 제목이 ‘생각하는 시간’이어서 왠지 마음이 통한 기분이었다. 내가 요즘 생각이 너무 많다.

말도 못하는 것이 위로를 준다.
말도 못하는 것이 위로를 줄줄안다.
위로를 준다고 하면서
상처를 주는 말이 있는데 가만히 살고만 있는 너를 보면 나도 살고 싶어진다.
다시 살 수 있을 것만 같다.

식물

힘들 때 어설픈 말보다 거기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때가 있다.
내가 요즘 하염없이 분갈이와 화분의 위치에 집중하는 것도 그것들이 주는 말없는 위로 때문일지도.

자폐는 닫혀있는 병이 아닙니다. 단아는 절대로 닫혀있지 않습니다.
닫혀있는 것은 당신의 마음일 수도 있어요.
조금만 더 마음의 문을 열면 단아의 말을 들을 수 있을 거에요.
함께 살아가는 것이 정상이고, 함께 서 있는 곳이 정상입니다.
온몸을 뻗어 당신에게 가서 닿을게요.

p.169

이 모녀의 글과 그림에서 신기하게 늘 위로를 얻는다.
요며칠 유난히 어지러웠던 세상과 생각할 게 많은 개인사를 잠시 내려놓고 그림과 글에 숨을 쉬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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