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르손의 그림이 온다고 해서 얼리버드를 끊어놨었는데 정작 가서는 빌헬름 함메르쉐이의 그림이 온 걸 보고 너무 좋았고 일반적인 유럽의 그림들보다는 약간 회색빛의, 그렇지만 화사할 때는 한껏 화사한 그림들을 만끽했다.
더불어 <신 이둔> 섹션을 따로 둬서 여성 화가들의 작품이 꽤 많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한나 파울리 작품이 제일 많았던 것 같고 그 외에도 꽤 여러 여성 화가들의 작품이 왔다.
<신 이둔>은 남성 중심의 ‘이둔 소사이어티’에 대응하여 1885년에 결성된 스웨덴 여성 문화 협회로, 스톡홀름에 거주 중인 학식 있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비격식 모임이었다. 과학, 문학, 미술, 교육 및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스톡홀등 기반의 전문적 여성을 위한 작은 모임에서 시작하여 500여 명까지 활발히 모이는 소사이어티로 발전했는데 줄리아 벡, 힐데가르드 토렐, 에스테르 알름크비스트 등의 여성 화가들이 소속되어 있었다.
그리고 빌헬름 함메르쉐이의 작품.
공기가 멈춘 듯 고요한 무채색 톤을 실제로 마주하니 한층 더 이 작가가 좋아졌다.
https://www.wikiart.org/en/vilhelm-hammershoi
함메르쉐이의 작품들은 여기에.
보고 있자면 마음이 고요해진다.
칼 라르손의 작품은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그린 유화 작품과 우리가 흔히 아는 색연필화 몇 점이 와 있었다.
나오는 길에는 다시 로리츠 안데르센 링의 <아침에>.
사실 칼 라르손 그림을 보려고 간 거였는데 오히려 그 외의 작품들 중에 마음에 드는 것들을 더 많았던 전시회였다.
요근래 전시회들이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아서 번잡했는데 스웨덴 그림은 그리 인기가 없는지(…) 모처럼 여유있게 조용히 둘러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
칼 라르손 작품 중에 <책 읽는 리트베스>가 마음에 들어서 가격이 좀 비싸도 캔버스 복제화를 살까말까 심각하게 고민했으나 좀 오바인 것 같아서 대신 엽서보다 큰 판형의 포스터를 사서 집 두꺼비집 커버용으로 붙였다.(사이즈가 딱 맞을 거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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