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전 한장 부칠 일 없는데 그냥 마음의 큰 산(?)이었던 구정이 문어빨판만한 입병을 남긴 채(뭘 했다고;) 지나가고 이제 정말 린양 입학과 이사라는 미션만 남았다.
통장을 확인하니 마지막 적금이 빠져나갔고, 오전 중에는 이래저래 이사짐 센터 알아보고 견적 신청해놓고…
일본에서 들어올 때는 린양이 어려서 옆사람이 다 알아서 했던지라 몰랐는데 뭐 이렇게 이전해야 할 것들도 많고 챙겨야 할 것도 많은지.
책장을 정리하려고 보니 우리 부부는 만화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으는 데에는 정말 소질이 없구나 싶다. 일본판, 라이센스판이 뒤섞인 건 왜 이렇게 많고 모으다가 만 것들도 수루둑.(노다메는 정말 라이센스판, 일본판이 딱 반반이더란. -_-) 린양 어릴 때 보던 책들도 좀 정리해서 주변에 나눠주든 팔든 해야하고…

일본에서 쓰다 가져온 티비(무려 촬스 황태자님이 점지해주셨단 말이다!)를 그냥 버리자니 아무래도 마음이 그래서 결국은 누군가 써줄 사람을 찾았다.
처분해야할텐데 미련이 남아 결국 못 버리고 말 것들이 아직 두어개 더 있는데, 여기서 산 것들은 버리는 데에 아무런 미련이 없으면서 왜 이렇게 일본에서 가져온 것들은 버리려고 하면 유난히 망설여질까 생각해보니 거기서 산 것들은 오래 쓸 줄 알고 고르고 골라 사서 ‘아, 정말 잘 샀어’ 라며 뿌듯했었고 이 집에 들어오면서 산 것들(책장이라든지 린양 가구들)은 린양도 아직 어리니 6년 정도 쓰고 버려도 아깝지 않은, 내 취향보다는 싼 가격을 기준으로 언젠가는 버릴 걸 감안하고 채워넣은 것들이라 그런 모양.

이런저런 정리를 하고 있자니 정말 이사 날짜가 다가오는구나, 6년 동안 살던 집에서 나가는 거구나, 이제야 좀 실감이 나면서 한층 더 이 시간이 가열차게 후딱 지나가버렸으면 싶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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