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2학년 올라가니 여자아이들은 조숙한 애들은 갑자기 눈에 띄게 말하는 게 달라지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거기에 비하니 또 한참 모자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린양은 아무래도 후자에 가깝다보니 어리버리해서 걱정. 가끔 학교에서 여자아이들이랑 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는데….

Ep.1
학기 초 미술대회에서 린양이 상을 받았는데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여자아이가 면전에서 ‘니가 받으니 의외다?’라고 했다는 모양.

0622
걔 혹시 요즘 헤어스타일 이렇게 바꾸지 않았냐고 물어볼 뻔했다….

린양이 뭐라고 대답을 해야하나 하는 순간에 옆에 있던 비슷하게 조숙한 동네 친구 여자아이가 ‘너는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느냐’며 ‘얘가 그림을 얼마나 잘 그리는데’ 라고 편을 들어줬다길래 두번 놀랐다. -_-;
이게 정녕 9세 여아들의 대화란 말이냐…

Ep.2
주말에 밥먹다 말고 린양이 ‘엄마, 나 얼마전에 오해받았잖아’라고 해서 무슨 이야기냐고 물으니 같은 반 여자애가 린양에게 와서
“오해하지 말고 들어달라”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니고 ‘다른 애’가 궁금해해서 물어보는 건데 혹시 준우(쌍둥이 중 까칠한 쪽)를 좋아하느냐”
고 물었단다.(그 처자가 학기 초부터 준우를 좋아하는 걸로 이미 유명…)
린양은 준우랑 최근에도 열심히 일주일에 두어번은 한판씩 붙는 모양인데 남들 보기에는 그게 나름 사이가 좋아보인 모양. 본인은 차라리 진우라면 모를까 준우랑 그런 오해를 받은 게 매우 어이가 없었다고. 그래서 뭐라고 대답했냐고 했더니 ‘그냥 우리는 친한 사이‘라고 했단다.(다음에는 저 대화 수준에 맞게 ‘어우 걔는 그냥 남자사람 친구야~’라고 대답하라고 가르쳐줘야겠다)

내가 주말부터 오늘까지 저 ‘오해하지 말고 들어달라’는 이야기만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혼자 빵 터져서 한참을 웃는다.  저런 화법은 한 스물은 넘어야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지…

Ep.3
쌍둥이들이 반듯하게 생겼다보니 보통 학년이 올라가면 여자애들이 은근 대놓고 좋아하는 티를 내는 모양인데(요즘은 여자애들이 정말 적극적임) 하루는 궁금해서 린양에게 ‘누구누구가 걔들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랑 **랑 **는 준우를 좋아하고, **랑 **는 진우를 좋아하는데, **는 둘 다 좋아하는 거 같아’ 라고 해서 마지막 처자는 그런 ‘얼굴’을 좋아하는 처자인갑다 했다.

by

/

10 respon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