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내가 당신의 영혼을 알게 될 때 당신의 눈동자를 그릴 것이다.

눈동자가 없는 인물화, 어지간한 프랑스 영화보다(?) 더 과격한 끝을 맺은 사랑 이야기 등등으로 대표되는, 이름마저 어딘가 있어보이는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전시회.

Germaine Survage with Earrings.  이렇게 눈동자 멀쩡한 그림도 많다;;
Germaine Survage with Earrings.
이렇게 눈동자 멀쩡한 그림도 많다;; 근데 눈동자가 있어도 그 나름 좀 무섭더라.

얼마전까지도 눈동자 없이 그리는 게 이 화가 특징인가보다 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눈동자 그린 그림도 꽤 많았고, 내가 알던 그림은 대부분 여자들이었는데 의외로 남자를 모델로 한 그림이 더 많다고 한다.
눈동자를 그리지 않은 이유는 위에 인용한대로 ‘영혼까지 아는 사람을 그릴 때만 눈동자도 그리겠다’는 의도였다고.(무슨 화룡점정인가)


전시회 도중에 정리해놓은 화가의 연대표를 보고 있자면 짧은 인생 내내 끊임없이 아팠다가 좀 나아졌다가 다시 몸져 누웠다가를 반복하는 걸 알 수 있는데 모딜리아니가 그린 어떤 사람의 초상이든 비슷하게 풍기는 어딘가 피로한 느낌은 그런 그의 인생에서 온 게 아닐까 싶었다.
가끔 한 장씩 볼 때도 눈동자 없는 건 좀 무서운 인상이었는데 인물화들을 나란히 모아놓으니 살짝 언밸런스한 얼굴 균형과 눈이 어우러져서 무슨 공포영화 한 장면 같기도 하더란. -_-;

생각보다 작품 수도 꽤 되었고 각 파트별로 설명도 잘 되어 있어서 막연하던 모딜리아니에 대해 새삼 많은 걸 알고 돌아와 수확이 컸던(?) 전시회였다.
다음주부터 보테가전도 시작된다고 하니 두 개를 같이 보고 오는 것도 괜찮을 듯.(방학 때 하루로 묶어서 린양과 한번 더 뛰어야겠다)

눈동자가 있으면 있는대로 어딘가 이 그림 생각나는 인상이라 좀...-_-
눈동자가 있으면 있는대로 어딘가 이 그림 생각나는 인상이라 그게 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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