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모처럼 옆사람은 일찍 퇴근하고 린양은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에 벼르던 오르세 미술관전에 다녀왔습니다.
옆사람이 지나는 말로 고흐의 그림을 직접 보고 싶다고 한 적이 있어 겸사겸사 나섰지요.
평일이었는데도 방학시즌이라 그런지 관람객도 많았습니다. 주말 관람을 계획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잘 골라서 가야 할 듯하네요.
좋아하는 그림들이 많아서 전시회가 끝나기 전에 좀 한가한 때를 노려 한번쯤 더 둘러보고 싶군요.
기존에 책으로만 보던 작품들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일이죠. 책에 인쇄된 그림들은 원작의 색을 100프로 보여주지는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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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다 돌고 가장 기억에 남은 작품은 이 클로드 모네의 ‘임종을 맞는 카미유’였어요. 있는줄 모르고 갔다가 만나 반가웠고 책에서 보던 것과는 또 다른 그 미묘하면서도 애잔한 색감에 ‘이래서 실물로 봐야하는구나’ 싶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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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로 기억에 남았던 건 클로드 모네의 ‘고디베르 부인의 초상’.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 그림의 크기가 엄청나게 커서 기억에 남았던 듯도 합니다..; 이 그림의 주인공은 이런 그림을 자기 집에 걸어놨겠지, 라고 생각하면 사진을 걸어두는 것보다 훨 멋질 것도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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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크기로 압도한 카를루스 뒤랑의 ‘장갑을 낀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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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회의 얼굴마담(…)이라고 할 수 있는 고흐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올리려고 웹에서 이미지를 검색해도 내가 직접 봤던 그 그림의 색을 완전히 묘사한 것은 잘 안 보이네요. 화가의 눈에 비쳤을 별이 빛나는 밤의 색조는 정말 아름다웠어요.

전시된 그림 중에 아마 가장 사이즈가 클 것 같은 조르주 앙투안 로슈그로스의 ‘꽃밭의 기사’
전시회의 작품들이 어딘가 어두운 느낌이었는데 이 그림 하나만은 홀로 화사함을 뿜고 있더군요. -_-; 옆사람은 뜬금없이 기사 얼굴이 노홍철과 비슷하다며, 긍정의 힘을 설파하는 노홍철 같은 느낌이라며 마음에 들어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