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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텐보스에 가기로 되어 있는 날, 일기예보는 여전히 비가 내린다고 하고, 보아하니 사진 찍는 곳이 많은 곳인데 비가 오면 과연 제대로 볼 수나 있을까 고민하며 밤새 다녀온 사람들의 이런저런 글들을 찾아보다가 이 이상 일정을 어떻게 조절하기는 힘들 것 같으니 그냥 계획했던 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오전에 도착하니 빗발이 제법 굵어서 어쩌나 했는데 그러고 다행히 수그러들어 다니는 동안에는 바람이 좀 세게 불긴 했어도 비는 잠깐씩 내리다 말다 하는 정도라 어찌저찌 다닐만은 했다.


어트랙션 몇가지 골라 타고 경치도 그럭저럭 다 돌아봤는데 전날 동물원의 인상이 너무 강해서인지 입장료에 비해 가성비가 그리 좋지는 못한 곳이었다는 게 개인적인 감상.
일본답게 얄미울 정도로 네덜란드스럽게 꾸며놨지만 그렇다고 그게 완전한 네덜란드도 아니고 어트랙션이 또 포인트가 될만큼 재미있는 건 아니어서 유명하다는 야경을 보기 위해 낮시간 동안 돌아보기에는 좀 심심한 감이 있었다. 호러 하우스 쪽이 잘 되어 있다는데 린양이 워낙 겁도 많고 어려서 그쪽을 제대로 가보지 못했으니 그것 때문에 뭔가 부족한 느낌이었을지도.

입구를 통과하자마자 등장하는 테디베어 하우스.

물고기 그림에 색칠을 해서 주면 거대한 화면에 물고기를 띄워주는 곳.(이거 예전에 티비에서 봤던 거 같다)
맨 위가 내 것, 중간이 린양 것, 마지막의 토토로 상어(…)는 옆사람 것.

지나다가 게임센터가 보여서 들어가보니 무료게임, 유료게임, 가챠 등등이 섞여 있어 여기에서 제일 길게 놀았다.; 린양과 옆사람은 태고의 달인도 한 판 하고 밥먹고 북만 두드렸나 싶은 청년들이 게임하는 것도 구경도 하고….

하우스텐보스는 해가 지기 시작하고 건물들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니 훨씬 예쁜 느낌이었다. 이래저래 해가 떨어지는 것 같아 전망대로 올라갔는데 6시 좀 넘은 시간이라 아직 훤해서 제대로 된 야경은 보기 어려웠고 길게 기다리자니 이미 린양 체력이 바닥인데다 빗발도 심상치 않아서 이쯤에서 귀가.

총평을 하자면 기대에 비해 한 30%쯤 부족했던 곳.
아이가 있는 집이면 이른 시간부터 기운 뺄 필요 없이 점심시간 지나고 천천히 입장해서 둘러보고 저녁 야경을 노리는 게 제일 무난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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