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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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린양 담임 선생님이 하교길 아이들 손에 백합 한가지씩을 들려 보내셨다.

출근 전에 꽃시장이라도 들르셨나보다, 젊은 선생님이라 화사하기도 하시지 생각하며 정말로 오랜만에 꽃가위를 꺼내 잎을 좀 쳐내고 화병에 꽂았더니 린양이 옆에서 불쑥 ‘꽃 수술은 내가 뽑을래~’ 한다.

무슨 소리냐고 했더니 지난번에 백합 샀을 때 나중에 지저분해지지 말라고 꽃 가운데 노란 수술을 미리 핀셋으로 뽑아서 제거해줬던 걸 기억하고 있었더란.

그리고 나는 그걸 가르쳐줬던 사람이 마음의 준비도 없이 생각나 마치 심장을 한 대 맞은 기분에 잠시 울고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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