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약정이 끝나기가 무섭게 열심히 새 기종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새 폰을 손에 넣었을 때의 즐거움이라는 걸 만끽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새 기종을 봐도 별로 당기는 게 없고 예전처럼 앱을 이것저것 깔아보는 것도 아니고 핸드폰은 카톡 머신이 된 느낌.
작년 연말에 배터리 갈았더니 외출하면 보조 배터리 없이는 못 버티던 것도 해결돼서 ‘아이폰의 완성형은 역시 6s지’ 라는 마인드로 잘 쓰고 있었는데 근래 갑자기 버벅거리는 기분이 드니 카메라도 핸드폰도 다 관심 끊고 살다가 정말 오랜만에 디지틀 물욕이 꿈틀댄다.

홈버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맨 처음 고민한 건 아이폰 8.
저 정도면 사서 또 4년쯤 쓸 것 같다 생각하면서 다른 기종은 뭐가 있었더라, 찾다보니

8과 10만원 정도밖에 차이가 안 나는 윗기종 XR이 눈에 들어온다.
갑자기 저 돈 주고 8을 사는 것보다 10만원 차이면 XR을 사는 게 더 낫지 않나 고민이 되기 시작하는데…
대화방에서 둘 사이에 뭘 고를지 고민이라고 했더니 XR이 크기가 좀 있어서 직접 보고 사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와서 겸사겸사 애플 스토어에 가보았다.

직접 와서 잡아보니 생각보다 XR 크기가 내 손에 버겁다! 근데 이제와서 8을 실물로 보니 지금 쓰는 것과 너무 똑같은 것을 또 계속 쓸 마음은 안 든다.(…)

쓰다보면 익숙해질 거라고 생각하고 XR로 사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같이 간 옆사람이 어느새 내 손에 XS를 쥐어주며 ‘미묘한 크기의 차이’를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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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XR이랑 가격 차이가 확 벌어져서 애초에 고려도 안 한 모델이었는데 일단 손에 잡아보고 나니 XR을 사고도 계속 XS가 생각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한참을 고민하고 있었더니 옆에서 비상금으로 차이만큼 메꿔주겠다며(!) 등떠밀어줘서 결국 나올 때 내 손에 들린 건

XS.

사고보니 요근래 지름 중 가장 어이없는 ‘조금만 더 보태면’ 이었다. -_-;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홈버튼의 부재는 약 3분만에 광속 적응 완료.
페이스 아이디는 화장/렌즈 낀 상태로 등록했는데 안경/맨얼굴을 구분하는 정도는 되는 듯. 원래 지문인식을 쓰던 앱들이 그 사이에 대부분 페이스 아이디로도 가능하도록 바뀌어 있어서 크게 불편해진 건 없었다.
애초에 홈버튼에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었구나~ 하는 간사한 마음으로 오랜만에 새 핸드폰 지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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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responses

  1. 저도 xs 처음 바꾸고 홈버튼 금방 적응하는 거 보고 놀랬어요. 페이스아이디는 차이는 있지만 시트팩 붙이고 선글 써도 90퍼 정도는 알아보더라고요.

    1. Ritz

      올… 내가 오늘 쓴 시트팩이 검은 색이라 인식을 못했나….-_-;;

  2. 모자나 선글라스 쓴 채로 들이대도 인식하더군. 누군가는 스키고글을 쓰고도 되더라는데, 나는 안됐었엉.

    1. Ritz

      마스크팩 붙인 건 안 되네요….( “)

      1. 다른 건 몰라도 그건 되면 안되잖엉. ㅎ

        1. Ritz

          아니 스키 고글도 되면 안될 거 같은데;;

          1. 건 입은 나오잖엉. 코도 조금 나오고. (진짜로 될 지는 의문이다만)

  3. 우앙 부러워요~ 축하드려요 ^^

    1. Ritz

      나도 이제 디지틀(만) 부자?….

      1. 디지틀(도) 부자 ^^

  4. 이제 에어팟을 질러야죠. (이미?)

    1. Ritz

      xr을 샀으면 진지하게 고려했을텐데 예산초과로 당분간은 무리입니다. ㅜ.ㅜ

  5.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니까. ^^

    1. Ritz

      어찌나 빨리 적응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