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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의 시작은 왁스 플라워와 맨스필드 파크 장미.

얘는 왁스 플라워

왁스 플라워는 보통 꽃다발 사이사이에 장식으로 자주 들어가는 서브 아이템(?) 느낌인데 얘는 겹꽃이라 상품 사진을 보고 왠지 혹해서 주문해봤다. 부피감이 엄청 큰 데다 멀리서 보면 안개꽃다발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동양적인 분위기도 있어서 의외로 근사하다.

물에 닿는 부분의 잎을 제거하느라 훑어내렸더니 정말로 오렌지향에 가까운 허브향이 나서 다듬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배송료 맞추려고 장미 중에 그나마 저렴한 편이라 고른 맨스필드 파크 장미.
얘는 장미 가시가 그야말로 무시무시해서 사서 정리하려면 마음의 각오가 필요하다.

장미 가시 제거기가 있긴 한데 지난번에 써보니 그걸로 쓸어내리면서 다듬으면 줄기가 상하는지 어째 꽃이 제대로 잘 피지 못하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그냥 소일삼아 가시를 하나씩 하나씩 떼어냈다.(어릴 때 장미 가시 코 위에 올리고 코뿔소 놀이 어쩌고 하는 것도 있지 않았나?)

우리집 루믹스 카메라가 AI 모드로 놓고 사진을 찍으면 얘가 꽃 전용 매크로가 있는건지 장미만 보면 정신을 잃고 막 뽀사시하게 찍어서 매우 귀찮음….

왁스 플라워와 섞어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따로 두는 게 더 예뻤다. 이번에 산 저 화병이랑 잘 어울려서 나름 흡족. 얘는 부엌 카운터용.

사고 보니 크기가 너무 작았던 화병은 생각해보니 린양 방에 너무 딱!
정리하고 남은 왁스 플라워와 장미를 섞으니 꽤 그럴듯한 한 줌이 되었다. 이건 린양 책상 앞으로.

그리고 얘는 이번 추석 나한테 온 선물같은 꽃.
사은품으로 같이 들어있었는데 하필 딱 내가 사고 싶었던 꽃이라 너무 기분이 좋았다.
겹튤립은 처음. 게다가 색도 너무 근사한 가을 색이라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보고 싶어서 얘는 식탁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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