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우리집은 비교적 재택 근무가 빠르게 시작된 편이라 옆사람이 집에서 일한지 꼬박 2년이 되어 가는데, 처음에는 이렇게 길어질지 모르고 급한대로 그나마 자리가 넓은 식탁에 작업공간을 차렸었다.(우리집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컴퓨터는 무조건 1인 1데스크탑이라 기존의 서재방에는 이미 쓰던 데스크탑이 있어서 갑자기 모니터─그것도 크기가 거대한─ 한 대를 더 둘 자리가 없었다)

화상회의를 하면 마이크가 켜져 있는지 꺼져 있는지 몰라서 조심스럽지만 그 화상회의도 보통 하루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 20분 내외라 크게 불편한 걸 모르고 지냈는데 최근에 회의가 늘어서 나나 혜린이나 소리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니 아무래도 내가 예민해지고 무엇보다 식탁을 반만 쓰니 식사할 때 불편해서 슬슬 무언가 정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무려 2년만에)

어제 옆사람에게 요즘 화상회의가 늘어난 데다가 이대로 재택근무도 길어질 것 같으니 공간의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했더니 바로 작업에 들어가서 드디어 모니터와 기타 기기들을 서재방으로 이동.

지금까지 옆사람 근무시간에 나는 주로 서재방에서 컴퓨터를 썼는데 내일부터는 거실에서 주로 생활하게 될 듯해서 안 쓰고 치워뒀던 린양 노트북을 꺼내서 대충 세팅도 끝내뒀다.
어제 저녁에 잠깐 거실에 혼자 앉아서 노트북을 쓰고 있으니 식탁 위 시야가 확 트여 의외로 기분전환이 돼서 좋았는데 문제는, 노트북 1시간 써보니 생각보다 눈이 많이 시리다. 😢 (옆사람이 린양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니 바로 눈 나빠지겠다고 데스크탑+모니터 조합으로 바꿔줬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노트북으로 아예 갈아타기는 어려울 것 같고 옆사람 근무시간에는 필요할 때 거실에서 노트북을 쓰고 저녁 시간에는 원래대로 서재방에서 데스크탑을 써야할 듯.

옆사람이 정리하는 김에 오래된 스토케 의자도 버리고 나머지 의자들도 새로 개비하자고 해서 의자 주문까지 완료. 의자까지 모두 바꾸고 나면 봄맞이 준비를 끝내는 기분일 것 같다.

달력을 보니 2월도 어느새 20일이라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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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responses

  1. 낙원의샘

    20년 11월에 엄마랑 2주간 국내여행 했을 때가 코로나 가장 잠잠하던때였으니, 정말 절묘한 타이밍에 여행했구나 새삼 느끼는…쿨럭…

    1. Ritz

      이 시절에 타이밍 좋게 여행이라니! 그야말로 로또. ㅜ.ㅜ

  2. 낙원의샘

    저도 코로나 곧 끝날줄 알고 책상사는 거 미루다가 1년만에 항복하고 샀네요. 사고도 1년 넘게 코로나가 종식 안될줄은 몰랐어요…-.-

    1. Ritz

      지금은 뭐든 마음 먹었을 때 그냥 저지르고 보는 게 나은 시기인가 싶어요.

      몇주전에 막 오미크론 시작되면서 시끄러울 때 친구랑 만날 약속 잡고는 만날까말까 고민하다가 분위기 보니 어찌 보면 지금이 가장 확진자 수가 적을 때겠구나! 하고 그냥 만났는데 그때 미뤘으면 또 기약없이 사람 구경(…)도 못하고 몇달을 보낼 뻔했더라고요.

  3. H. Son

    시간이정말 빨라…

    1. Ritz

      빠르기도 한데 나는 계속 집에만 있으니까 시간 가는 감각이 좀 망가지는 느낌이야. -_-;; 작년 일이었는지 재작년 일이었는지 헷갈릴 때도 많고.

      1. H. Son

        집에만 있으면 그렇기도 하겠다. 뭐. 나도 마찬가지로 집 매장만 반복하는 삶이라. 지루하네.

      2. Tom

        난 밖에서 일하는데도 그래;; ㅋㅋㅋ

        지난번에 말이야 ~ 하고 말꺼내면 한 3년 전 일이기 일쑤.

        1. Ritz

          그냥 우리가 이제 그런 나이인갑네요. ㅜ.ㅜ

  4. 우리 집도 저 스토케 의자가 아직도 식탁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어요. 의외로 어른이 앉아도 편해서 제가 종종 씁니다.

    1. Ritz

      저거 살 때 가격은 좀 있어도 나중에 성인이 돼서도 쓸 수 있다는 홍보 문구가 있었는데 진짜로 길게 쓰긴 하네요.;;

      높이 잘 맞추면 어른이 쓰기도 문제는 없는데 저는 좌석 부분이 미묘하게 오래 앉아있기 어렵더라고요.;; 근데 버린다고 하고는 막상 버릴 때 되면 또 그냥 둘지도 몰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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