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어제 오랜만에 옷장 구석구석 처박혀 있던 잡다한 옷들을 정리해 버릴 건 버리고 입을 것들만 추려내서 걸어놓고 보니 웃겨서 한 컷.

전생에 어느 아프리카 초원의 얼룩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줄무늬를 좋아한다.(그 다음은 체크무늬…)

아무 옷에나 무난하게 어울려 부담이 없고 시즌마다 쇼핑몰에 올라오는 새로운 색을 사보는 재미에 하늘 아래 같은 줄무늬는 없다, 며 하나둘 모으다 보니 옷장이 온통 줄무늬 일색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혜린이한테 마음에 드는 색으로 몇 벌 가져가라고 하고 남은 게 이 정도.

줄무늬 티는 보통 비싸지도 않아서 쇼핑몰에서 1~2만원대. 부담없어서 자꾸 사게 되는 면도 있다.
언젠가는 보통 줄무늬 티셔츠 4벌은 살 수 있을 가격의 줄무늬 계의 대왕마마(…), 세인트 제임스 티를 언젠가 한번 사보리라, 별렀는데 올해 드디어 두 벌 질렀더랬다.

그리고 감상은…

면은 국산이 최고.😶
특히나 길도 라인(제일 왼쪽의 연보라 줄무늬)은 구매 후기마다 빨수록 줄어든다고 아예 처음부터 한 치수 큰 걸 사라길래 어차피 편하게 입을 생각이라 평소보다 큰 치수를 샀는데도 세탁기에 한번 돌리니 그렇게 크지 않다. 여기에 건조기까지 돌리면 더 줄어들 게 뻔해서 따로 널어 말렸는데 어느새 건조기의 편리함에 길들여져서 그런가, 굳이 비싼 티를 사서 이렇게 공들여 모실 일인가 싶어졌다.

사람들이 옷이 줄어드는 게 옷감 재질때문인 것 같다고 하는데, 가운데 파란색, 녹색 줄무늬도 만져보면 재질은 거의 비슷한데 건조기까지 돌려서 문제없었던 걸 보면 세인트 제임스 옷감이 가격만큼 어떤 점에서 좋은 건지 좀 궁금해진다.
비싼 가격 만큼 획기적으로 옷감이나 핏이 좋을 거라고 기대했었는데 그런 면에서는 실망.(핏은 내 몸매 탓인 걸로 하자) 그게 브랜드 값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결국 내가 원했던 건 소매의 저 태그였던 걸까.

망키에르 라인은(빨간 줄무늬) 두께나 핏은 무난한데 가격에 비하면 너무 개성없이 무난했다. 그러고보니 얘도 건조기 안 돌려봤는데 돌리면 줄어드…나?;;

근래 만족했던 스트라이프 티 브랜드는 토마스모어.(가운데 파란색 줄무늬)
작년 여름에 웹서핑하다가 본 브랜드인데 스트라이프 티 치고는 가격이 좀 있길래 재질이 얼마나 좋길래 싶어 샀다가 너무 잘 입어서 올해 긴팔도 사봤다. 받자마자 세탁기에 돌리고 건조기까지 거쳐 나와도 짱짱해서 만족.
아쉬운 점이라면 반팔도 긴팔도 푸른색 계열 두어가지 색만 나오고 있어서 선택의 폭이 좁다. 올해는 색이 좀더 늘었으면.

어쨌거나 궁금했던 걸 가져봤으니, 앞으로는 적당히 몸통 앞뒤판 줄무늬 선만 잘 이어지는 정도에서 타협해서 적당한 가격의 마음에 드는 색으로 사야겠다. 안 사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쇼핑몰에 스트라이프 무늬를 자주 ‘단가라’라고 하길래 궁금해서 찾아보니 네이버 오픈 사전에는

정확한 어원은 알수 없으나, ‘가로 줄무늬(스트라이프)’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일본어 ‘段柄(계단 무늬)’에서 유래된 말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고 되어 있다. 오늘 처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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