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어쩐지 김빠진 콜라와 같았던 1, 2화를 이후로 과연 계속 봐야 할 것인가, 관둘 것인가 고민을 했으나…
생각해보니 R.O.D는 어찌어찌하다보니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까지 모두 봤더군요(자의였던 타의였던). 분위기로 봐서는 TV판에서 어느 정도 네네네와 요미코의 이야기가 마무리될 것 같은데 지금까지 본 것이 아까워서라도 일단 이 시리즈의 끝은 봐야할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네네네가 요미코라도 만나게 되면 자신을 버리고 튄 것에 대해 멱살이라도 잡지 않을까 기대 중).

이 TV판 R.O.D는 극 전체의 호흡이 이상할 정도로 길더군요. 일반적인 TV 시리즈라면 한 화의 러닝타임 내에서 한번쯤은 클라이막스를 치고 나와야 보는 사람이 덜 지루할텐데 3, 4화의 경우 마치 이 두 화가 한 편인 양 3편은 밋밋하기 그지 없으며(네네네 가슴은 여전히 빵빵하더만, 그런 것 말고 스토리에 신경 좀 쓰지 -_-) 4편의 후반부에 가서야 이 애니의 그나마 유일한 장점인 ‘액션신‘이 등장합니다.

4년 동안, 신간을 사서 요미코의 집에 갖다두는 네네네의 모습과 같이 소설판을 본 사람이라면 어쨌거나 감상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는, 전작들과 연관되는 설정의 비중이 좀 더 늘어나고 액션신만 좀 더 늘어난다면 훨씬 재미있게 볼 수 있을텐데, 끔찍하게도 4화 마지막에서 네네네는 요미코에 대한 신고가 들어왔다는 이유로 훌렁 여행을 떠나버립니다.(-_-)

5화 이후로 타로 엄마의 자매 급인 미셸의 비중이 늘어난다면 아마 보다가 지쳐서 마지막화만 골라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돈 씀씀이가 커서 동생들을 좌절시키고 동생의 학교생활이 걱정된다는 ‘핑계‘로 뻔뻔하게 ‘교복‘을 입고 학교에 와서 동생에게 도리어 민폐를 끼치는 이 캐릭터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이 있었다.
바로 타로네 엄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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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responses

  1. 리츠코

    저는 원래 엔터가 안들어갔던 걸로 알고 있는데 김형진씨 글에는 엔터가 들어가있네요. ^^;;;
    네네네는 확실히 소설보다 애니쪽이 훨씬 나았습니다. 저도 네네네의 변한 모습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으니까요. 무기력한 모습의 20대 처녀를 잘 묘사했…더군요. 하지만, 역시 이번 시리즈에 그닥 정이 가지 않는 건(애초에 마음에 들었던 건 OVA 1편 뿐이었지만) 종이술사 자매 중 첫째가 너무 보기 괴롭기 때문이지요. =_=; 게다가 아니타의 경우 소설 쪽의 네네네와 겹치는 면이 많기 때문에 소설을 본 저로서는 그다지 새로울 건 없더란. ^^;

  2. 김형진

    이 게시판 커맨트란에 원래 엔터가 안들어갔었던가요?
    들어갔었던 듯 한데…

  3. 김형진

    방금 3화까지 봤기에 감상을.
    저는 ROD의 소설을 읽지 않았습니다…랄까, 미디어 믹스 만점인 이 타이틀 중에서는 OVA밖에 보지 않았군요.
    꽤 신선했던 OVA 1편과는 또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저는 2화와 3화(의 전반부)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주된 이유는 주인공 스미레가와 네네네와 그녀가 사는 집이 주는 뭔가 지친듯한, 닳은 듯한 노곤한 느낌인 듯 합니다. 그리고 네네네와 종이 3자매의 막내 아니타와의 묘한 긴장감(이랄까 ‘탄력‘이랄까)이 있는 관계도 마음에 듭니다.
    애니메이션의 등장 인물 중에 마음에 드는 캐릭터를 보기는 상당히 오랫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