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 중사

잠깐 애니메이션을 챙겨보다가 요즘에는 다시 슬금슬금 밀리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철의 연금술사도 중간쯤 보다가 말았고 R.O.D는 거의 끝에 6화 정도를 남겨두고 포기, 결국은 마지막회만 봤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일본에서 새로 시즌이 시작되었군요. 눈에 띄는 건 미도리의 나날 정도인데, 오늘 1화를 본 감상은 나쁘지 않았다 정도입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따로 적기로 하고.

전혀 의도하지 않았으나 대화방에서 개굴님의 추천으로 보게 된 ‘케로로 중사’라는 애니(너무나 추천인과 어울리는 작품이었음)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구는 갑작스럽게 외계 생명체의 습격을 받았다
하늘을 뒤덮는 UFO의 무리.
잔인하고 냉혹한 침략자.
이리저리 도망치는 사람들!
압도적인 과학력의 차이!
경찰도 방위군도 손도 못써보고 패하고
그리고…
지구는 새로운 지배자를 맞이하게…
될 뻔했으나
될 뻔했는데! 했는데에~

라는 나레이션과 함께 시작하는 이 애니는 캐릭터로 승부하면서 보는 사람이 순간순간 피식 웃을 수밖에 없는 연출이 묘미더군요.
나츠미 앞에서는 꼼짝도 못하면서 뒤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지구 정복(-_-)을 노리는 케로로라는 캐릭터가 이 작품의 백미였습니다. 뭐랄까, 3일쯤 잠만 자서 부은 것 같은 눈을 한 개구리가 야심만만하게 지구를 노리면서도 집안 일에는 본능적으로 충실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고나 할까요(뭐, 어차피 지구를 정복할 가능성은 낮은 데다가 여러모로 쓸모가 많아 보임).

단지 에피소드 부제인 ‘케로로, 대지에 서다’에서 알 수 있듯이 무언가 건담스러운 매니악한 요소들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이런 걸 식별하는 내가 싫다) 아동용을 표방한 듯하면서도 묘하게 성인 취향이더군요.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기근인 요즘 간만에 나온 아동용 비스므리한 작품이라 애니원 채널과 투니버스가 여러모로 노렸다고 하던데 과연 이게 어디까지 아동들에게 먹힐지는 약간 의심스럽네요.

이 케로로 중사를 볼 때마다 묘하게 떠오르는 건 바로
이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