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봤습니다!
사실 봤던 애니메이션을 돈 주고 본다는 게 좀 아깝긴 했지만 여기저기서 극장에서 본 사람들이 느낌이 다르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어쩐지 보고싶어 지더군요.
메가박스에서 주말 표의 인터넷 예매분은 조조와 저녁 늦은 시간 외에는 이미 모두 예매가 끝나서 큰 마음 먹고(밤에 잘 안 나다니기 때문에…;;) 9시 표를 끊었습니다. 혹 보실 생각 있으신 분들이면 저녁 표를 끊기를 권합니다. 일단 늦은 시간에는 아이들이 적어서 보는데 크게 방해를 받지 않더군요.(사실 애들보다 더 몰상식한 어른들이 문제긴 하지만. ==; 핸드폰 벨소리를 죽이지 않았다든지, 이미 한번 본 애니라는 생각 때문인지 화장실을 들락날락 하는 사람들도 다른 영화에 비해 좀 많았습니다)

본 감상을 말하자면, 여러가지 아쉬운 점은 많았지만 그래도 극장에서 보기에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같이 본 동생 말대로라면 재미있는 작품은 또 봐도 재미있는 법이다..라지만 그것보다도 큰 화면에서 큰 볼륨으로 듣는다는 게 또 느낌이 다르더군요. 작은 화면으로 보면서 놓쳤던 세세한 부분들도 잘 보이고, 눈이 시릴만큼 예쁜 배경들도 훨씬 와닿았습니다.
한번 본 작품이지만, 큰 화면으로 보니 꼭 처음 보는 작품 같더군요. ^^ 그리고 여러 사람과 함께 보면서 재미있는 장면에서는 함께 웃고 함께 감탄하는 재미라는 것도 무시를 못하지요. 그리고, 다시 봐도 토토로나 메이, 사츠키, 고양이 버스의 움직이는 모습은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특히 고양이 버스! 지금 보니 웃는 모습이 꼭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체셔 고양이 같았습니다만, 그래도 너무 정감이 가서 정말이지 그 고양이버스 인형은 하나쯤 꼭 갖고 싶어지더군요. T.T

아쉬운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우선 오프닝 송 번역이 안되었다는 점이 좀 이상하더군요. 음악이 히사이시 죠이고 감독이 미야자카 하야오인 것이 그렇게 중요한 점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프닝송이 자막처리 안된 것은 좀 이해가 안갔습니다(엔딩은 자막처리를 하면서…==). 전반적인 번역에 대해서도 몇몇개의 오역 같은 것이 보였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였군요. 사실 이 영화 번역이라는 것이 글자수 제한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쉽게 틀렸다 어쨌다 하고 말할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어쨌거나 사회적인 분위기가 안 좋은 상황입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좀 이 작품이 잘 되어 줬으면 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가 대원이라서가 아니라(이 영화 잘 된다고 제가 이익이 될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 지금 뒤쪽에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들이 개봉을 제대로 하려면 이번 토토로 만큼은 성공을 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몇달째 시기를 못잡고 있는 ‘뱀파이어 헌터 D‘라든지 몇몇 작품들을 제대로 된 영화관(허술한 상영관 말고 말이지요)에서 볼 수 있으려면 일본 애니메이션이 장사가 된다는 점을 보여줘야 하거든요. –; 뭐 요즘같은 시국에 이런 이야기는 매국노 같겠지만, 그래도 어쨌거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좋은 작품을 괜찮은 환경에서 보고 싶어하는 욕심은 좀 부려도 괜찮겠지요.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토토로를 영화관에서 보고나니 그동안 비디오로 봤던 작품들을 이렇게 제대로 보고 싶다는 욕심이 무럭무럭 나는군요. ^^ 일어를 하나도 모를 때 자막 없이 봤음에도 너무나 재미있었던 라퓨타..라든지 여러 작품들을 꼭 한번쯤 극장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

by

/

6 responses

  1. 홍콩제조

    저도 오늘 밤 가서 볼 예정인데요.. 비가 추적추적 오니간 그 버스 정류장 씬이 자꾸만 생각이 나요.ㅠㅠ [08/07]

  2. 장미의신부

    개인적으로 미야자키류 애니는 죄다 별로지만…토토로 식기세트만큼은 꼭 장만하고싶은 아이템 중 하나…로군요. ^^; (그러고보니, 그 사계절 시리즈 식기세트는 어디거였더라? -_-; 웨지우드는 피터래빗이었던 것 같은데…음…) [08/06]

  3. 리츠코

    그래도 극장판 우테나는 배경 보는 맛에라도 볼만할 것 같지 않나요. ^^ (개인적으로 그 건축물들이 너무 인상적이었음) [08/06]

  4. 장미의신부

    극장에서 보고싶은 애니라…기껏해야 비밥 정도가 아닐까나…(우테나도…이긴 하지만…솔직히 우테나 극장판은 그다지…-_-;) [08/06]

  5. NSPD

    뭐, 이런 말 하긴 좀 이른지 모르지만, 이제 한국도 일본 비난 따로, 문화 향유 따로…인 시절이 거의 온 것 같습니다… [08/06]

  6. H. Son

    가서 봐야지… [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