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사실 표지만으로도 참 호감가는 작품이었음.

간만에 만드는 책 리뷰나 한편.
9월 신간 중에 발매 예정인 신작 ‘신족 가족’은 미디어 팩토리라는 회사에서 나오는 MF 문고 작품입니다. 지금 NT 노벨이 주로 전격과 카도카와 계열만 내고 있으니 약간 특이한 케이스인데다가 내게 된 과정도 다른 책과는 많이 다릅니다.

이 신족 가족은 정말 놀랍게도(…) 일본에서 ‘우리 책을 좀 검토해주슈’라는 부탁과 함께 날아온 작품입니다. 국제부가 일본에 출장을 갔을 때 미디어 팩토리에서 자신들이 그 당시에 내고 있던 MF 문고 전 작품을 샘플로 주면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맨날 일본 출판사에 ‘이 작품 좀 주세요~’ 해야 하는 구조인 국제부도 우리 편집부도 왠지 ‘오오- 그들이 우리 책을 인정해주는 겐가!’ 라고 으쓱해했지요.

아쉬운 점이라면 아무래도 이 MF 문고 자체가 신생이다보니 이렇다할 라인업이 없어서, 일단 그네들이 가장 메인이라고 미는 작품 두 개 정도를 골라 계약을 했습니다.(일단 이런 경우 한 작품 정도라도 계약을 해주는 게 인지상정인지라)
계약 후에 소재 데이터가 온 것을 보니 매너도 좋은 편이었습니다.
컬러와 단색 내지 모두 보내준데다가 파일 네이밍도 모두 영문.(일본 데이터는 정말 죽어라 일본어-그것도 한자 약자 때문에 깨지는-로 와서 항상 맥에서밖에 인식이 안됨)

이 신족 가족은 지난번 ‘라이트 노벨 완전 독본’에 나온 편집장 인터뷰에 따르면 MF 문고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라고 하네요.
내용을 보면

카미야마 사마타로의 아버지는 신이다. 어머니, 누나, 여동생은 여신, 그리고 가정부는 천사.
…… 어, 정말이라니깐?

가족의 과보호 덕에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이루어지는 따분한 매일.
첫사랑 여자아이마저 신인 아버지의 힘으로 그쪽이 먼저 대쉬해 오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젠 지긋지긋해!
“이런 건 사랑이 아니야! 자신의 힘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데 이게 무슨 연애야!”
과연 사마타로는 과잉보호인 부모(신)의 간섭 없이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언뜻 봐서는 러브 히나 계열의 할렘물이 연상되지만 전혀 뜻밖에도 가족간의 사랑(?)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사마타로가 연애에 성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중에 주인공이 가족의 무게, 자신의 이기심에 대해 깨달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흥미롭습니다.

연애 시뮬 게임의 주인공만큼 무기력하고 나른한 사마타로와 잔소리로 애정을 표출하는 텐코(가정부인 천사)만 부각되었다면 상당히 괴로운 작품이 되었을텐데, 수더분하지만 아들을 과보고하는 ‘신’인 아버지 오사무와 아들을 찐하게 사랑하는(?) ‘여신’인 어머니 비너스(자다가 알몸으로 아들래미 침대에 누워버림..;)를 비롯해 전형적인 누님 타입의 섹시한 누나 미사와 약간 호시노 루리 스타일의 여동생 메메까지, 이 작품에서는 등장인물들은 제각각 개성이 톡톡 튀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초반은 러브히나였지만 후반의 분위기는 ‘소년’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할까요. 이번 첫번째 권은 완성도가 꽤 높은 편이었고 특이한 설정과 깔끔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4 responses

  1. 리츠코

    미사>대부분 ‘멀티’ 어쩌고 하면 ‘하나도 제대로 하는 것 없소’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있지요. ^^;;;

  2. 미사

    작가 소개에 멀티 크리에이티브 -_- 라고 되어 있기에 허걱, 또 웬 글 솜씨 없는 오합지졸(이해하지 -_-?) 아닌가 했지만 절대네버젯따이 아니었음;; 간만에 작가의 센스에 감탄한 작품이었어~

  3. 리츠코

    ryusei>네, 이번에도 한 2작품 정도 오퍼 넣었네요. 소재 같은 것도 단색 내지까지 모두 깔끔하게 제공하고 매너가 좋아서 작품만 좋다면 좀더 내고 싶을 정도예요. ^^;

  4. ryusei

    그럼 앞으로 미디어팩토리 계열 소설도 출판되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