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이번 시즌에 보고 있던 드라마들이 대부분 예상 밖의 큰 인기로 2기를 기약하며 끝을 맺었습니다.
보고 있던 드라마는 로스트(LOST)와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
로스트는 원래 13부작으로 끝날 내용이 25화까지 늘어난 데다가 또 2기까지 넘어가야 하다보니 엿가락 늘어지듯이 어정쩡하게 하염없이 늘어져서 약간 실망이었네요. 그래도 보던 내용이다보니 뒤가 궁금해서 계속 보고는 있었습니다만… 1기 끝의 그 황당한 마무리를 보며 ‘이제 2기는 X-file의 영역이겠구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됐든 김윤진의 헐리우드에서의 선전은 꽤 멋집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별로 예뻐 보이지 않았던 것 같은데 서양인들 틈에 있으니 동양인 특유의 매력이 있더군요.

매일 애들에 치여 부스스하던 르넷의 변신이 눈길을 끄네요.

반면에 위기의 주부들의 1기 끝은 그럭저럭 깔끔한 편이었습니다.
일단 1기의 가장 큰 이슈였던 매리앨리스 영의 자살에 관련된 문제들은 시원스럽게 풀어주고 맺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물론 이 드라마 역시 각 주인공들의 가정에 해결이 안 된 문제들을 잔뜩 남겼습니다만 그래도 로스트보다는 훨씬 2기의 내용이 궁금하네요.

이 위기의 주부들에서는 이런 주말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캐릭터 각각의 매력과 단점들이 끊임없이 다각도로 비춰집니다.
전 화에서 이디를 보면서 남자라면 무조건 어깨끈 내리고 꼬시려고 하는 면에 경악하다가도 이번 화에서 이디의 화끈한 말이 멋지게 보이기도 하고, 브리의 그 완벽추구가 숨막히다가도 어느 순간에 무너지는 모습에 동정하기도 하고, 르넷의 시원시원함이 마음에 들었다가도 남편의 일에 대한 이기적인 면에 싫어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1화 맨 처음과 비교했을 때 마지막화에서 주인공들의 상황은 너무나 많이 달라졌습니다.
전업주부는 생활전선에 나가야 하고, 외롭던 이혼녀는 짝을 찾고, 아무 문제 없어 보이던 부부는 반쪽을 잃고…
이런 큰 변화들이 드라마 전체에서 서서히, 무리없이 진행되고 납득할 만하게 변해왔기 때문에 마지막화를 보면서 ‘말도 안 돼’라기 보다는 ‘허, 인생이란 참 알 수 없는 것로세’ 하고 감탄하게 되더군요.

KBS에서 닥터 후 시리즈가 끝난 후에 방영을 시작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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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리츠코

    jjaya>섬의 비밀보다는 주부들의 비밀이 더 명료하잖아요. ^^ 게다가 지금 돌아가는 걸로 봐서는 그 섬의 비밀은 제작진도 몰러~ 상태인 듯. -_-;

  2. jjaya

    역시 섬의 비밀보다는 주부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는군 ( ”)

  3. 리츠코

    키딕키딕>안그래도 이번 시즌에 보던 것들이 다 끝나서 심심하던 참인데 그걸 보기 시작해야겠군~

  4. 키딕키딕

    선배님 추천으로 저도 끝까지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제가 말씀드렸던 The O.C.도 꼭 보셔요~ 싱싱한 것들이 나와 즐겁게 연애질을 해 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