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NDS를 받아서 맨 처음 산 게임은 닌텐독스.
잘만 하면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긴 한데, 애초에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도 없는 데다가 왠지 화면에 대고 ‘물어와!’를 하고 있자니 마치 옛날 공상과학작품에서 나오는 삭막한 21세기(…)가 생각이 나서 적응이 잘 안되더군요. ^^;

그냥저냥 두다가 그 다음 도전한 게임은 바로 이 ‘동물의 숲’ 되겠습니다.
작년 연말부터 일본에서도 엄청나게 인기가 좋아서 품절된 곳도 자주 눈에 띄고 하는 게임인지라(일본에서는 NDS 자체 인기가 엄청나더군요. 요즘 왠만한 가게에서는 NDS 품절인 경우가 많아요. 월말에 물건이 새로 풀린다고 하네요) 호기심 반으로 시작했는데… 굉장히 재미있네요. ^^

게임은 정말로 아기자기합니다.
온 마을에 열린 과일을 줍거나 바닷가의 조개를 줍고, 물고기를 낚아서 갖다 팔아서 가재도구를 마련하고 옷도 사고, 집도 넓히는데 이 소소한 일상이 굉장히 오밀조밀하면서도 중독성이 있습니다.
게임 내의 진행이 현실과 동일하게 흘러가고 있다보니 여유롭고 유유자적한 편인데, 그럼에도 온갖 이벤트들이 실제 시간과 같은 시간대에서 정해지고 발생하니 잘못하면 게임에 묶이기도 쉽겠더군요.
가재도구나 옷값이 크게 비싸지 않아서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데에 눈이 뒤집힐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묘하게 집을 확장하느라 열심히 뛰게 됩니다(결국 너구리한테 다 갖다 바치는 셈인가…-_-;)

개인이 게임기만으로 플레이할 수도 있지만 wi-fi를 연결하면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들의 마을에 놀러가거나 초대할 수 있다는 점도 특이하네요(그것도 상대방 코드를 알아야 등록할 수 있음).
언제나 접속해 있는 사람들 사이에 뛰어들어야 하는 보통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혼자서 게임을 즐기다가 내가 원하는 때에 넷으로 들어가서 다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왠지 일본적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일본어 공부 겸 해서 사기도 했는데 열심히 낚시만 하다보니 생선 이름만 점점 빠삭해지고 있습니다. -_-;

이름 リツ
마을 みぞのくち
코드 5283-4472-6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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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1. ryusei

    연간 이벤트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꽤 제한되어 있어서…
    수집이나 꾸미기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면…
    곧 싫증이 날 수 있다는 것이죠.
    뭐 사람 나름이겠습니다만.

    1. 리츠코

      수집이나 꾸미기에 별로 흥미가 없으면… 확실히 재미가 없겠네요. ^^;(제가 닌텐독스가 별로 재미있지 않았던 거랑 비슷한 걸지도)
      저는 원래 이런 장르라면 눈이 뒤집어지는지라..-_-;;;;

  2. ryusei

    전 NGC 판으로 했는데…
    처음엔 굉장히 재미있다가… 할 것 다 해보고 나면 시시해지더군요.
    음 NDS는 Wifi 지원이 되니 좀 나으려나요?

    1. 리츠코

      이거.. 실시간 플레이라서 할 거 다 해볼래도 1년은 걸릴 것 같은데요. -.ㅜ(미리 시계를 돌려버리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슬쩍 3개월 뒤로 돌렸다가 온 동네가 잡초밭에 집안에 바퀴벌레가 돌아다녀서 기겁하고 되돌렸다지요. -_-;)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게 되면 경우의 수도 늘어나고 할 수 있는 놀이도 늘어날테니 좀 낫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