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오사카
도톤보리, 호젠지-카이유칸-유니버셜 스튜디오 저팬-오사카 성

숙소에 짐을 풀고 향한 곳은 한 20분 정도 떨어져 있는 아쿠아리움, 카이유칸이었습니다.

밤이 되면 푸른 조명이 켜집니다
다 보고 나오니 어느새 어스름한 저녁. 바다가 바로 면해 있어서 확 트인 느낌이지요.

지난번에 오사카에 왔을 때 유니버셜 쪽을 도느라 미처 못가봤던 곳이라 일정에 넣으면서도 아쿠아리움이라는 게 거기서 거기겠거니 하고 별 기대를 안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오히려 감동이 더 컸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종류나 스케일 면에서 코엑스의 아쿠아리움과는 차이가 좀 있더군요. 코엑스의 아쿠아리움이 아기자기하고 예쁜 물고기들을 모은 수족관 느낌이라면 카이유칸은 돌고래와 물개가 뛰노는 바다 그 자체였습니다..;
TV에서만 보던 돌고래와 물개를 실물 크기로 접하니 수면에 뛰어오를 때마다 벽에 가로막혀 있는데도 움찔 놀라서 뒤로 물러날 만큼 박력이 있더군요.

전체적인 구조는 가운데에 엄청나게 거대하고 수심이 깊은 수조가 원통 모양으로 중심을 잡고 있는데 나선을 돌듯이 돌면서 각 수심마다 헤엄치는 어류들을 구경하는 것이 메인입니다. 그리고 바깥쪽으로는 또 다른 다양한 어류들이 배치되어 있지요.

시작은 수달.
몰려서 헤엄치는 게 너무 귀여워서 시작부터 사람들이 꺅꺅 거리면서 구경을 하느라 발목을 잡히더군요.
뭔가 정체를 알 수 없게 찍힌 이것은…
돌고 돌고 돌고…
해달입니다.
이런 물오리(?)류도 보입니다.
참으로 심난시렵게 생긴 이런 물고기도…
저런 거북도…(어디가 바위고 어디가 거북인지..;)
그냥 풀어둔 펭귄들인데 의외고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서 물 속에서 점프해 육지로 착지하거나 이런저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더군요.
화려한 색의 산호들
대공원 돌고래쇼 이후로 가장 가까이에서 본 돌고래가 아닐까요.
실제 크기가 상당해서 한번씩 뛰어오를 때마다 놀라서 뒤로 물러나게 됩니다.
깊은 바다 속의 이름 모를 물고기들…
왠지 난파선 사이를 물고기떼가 점령한 듯한 느낌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 굴비들이 엮여 있는 것 같아 신기해서 찍어봤군요..;(…)
뭘 그렇게 열심히 위를 볼까 했는데 위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_-;
물개도 생각했던 것보다 실물이 훨씬 커서 놀랐네요.
물개 중 한 마리가 유난히 서비스 정신이 강해서 대나무 숲이 손을 뻗으니 그 손을 따라 덤벼(?)들더군요. 한 세 번쯤 손으로 유인해본 듯.
이 날 최고로 인상깊었던 건 역시 맘보(개복치)…
이렇게 생겼으면서 크기는 2-3미터 가까이 됩니다. 보고 있으면 참으로 지구상에는 별스럽게 생긴 것이 다 있다… 싶더군요. -_-;
중심이 되는 수조에는 이런저런 생태계가 펼쳐집니다.
작고 무리를 지은 물고기떼라든지
유유히 헤엄치는 거대한 가오리들…
아래쪽에서 보면 요렇게 생겼습니당.
왠지 물 속에서 찍은 사진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드네요. : )
가장 아래쪽에는 이런 점잖으신(…) 분들이…
가라앉아 계십니다…
마치 심해에 가라앉에 있는 듯한 짙은 푸른빛이 마음에 들더군요. 시간이 좀 지나면 밤처럼 조명을 모두 꺼주기도 합니다.
찍어놓고 보니 참 오묘하게도 생겼네요.
다 돌고 나오니 마지막에 전시되어 있었던 수족관 벽 두께를 알려주는 전시물

끝쪽으로 오니 한 코너 전체가 해파리 전시관(…)이었는데, 그렇게 해파리 모양이 다양하고 종류가 많은지 처음 알았습니다. -_-;

해삼인지 해파리인지..;


다 보고 나오려니 출구 쪽에서 전시전을 하고 있길래 들어가봤는데, 색이 예쁜 물고기들을 예쁘게 디스플레이해서 하나의 살아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전시회였습니다. 아이디어가 멋지더란.

생물의 디자인전.
이런 식으로 작은 파트들에 색이 강렬한 물고기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본 중 가장 색이 강렬한 새우라든지…
무색(…)의 물고기들
빨간 눈과 노란 몸통의 색배치가 절묘한 열대어라든지
그 자체로 Red인 어느 물고기
샴페인잔에 장식된 마리모와…
섬세한 푸른빛의 열대어들. 살아있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 디자인이었네요.

카이유칸이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물고기의 종수나 규모가 아니라 이동하는 도중에 많은 휴식 포인트를 만들어두고 거기에 앉아 쉬면서 하염없이 고요히 떠다니는 물고기들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푸르른 물속을 소리없이 움직이는 걸 보고 있으면 저절로 평온해지더군요.

아쿠아리움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절대 추천입니다.

2 responses

  1. 개복치는 정말로 실물 한번 봤음 싶은데..
    서비스정신(?)이 투철한 펭귄 때도 마음에 드는군요…

    1. 리츠코

      실물이 정말… 오묘하더군요. 저런 생물이 있을 줄 몰랐음..-_-;
      펭귄들은 정말로 그냥 혼자서도 잘 놀아요 분위기더군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