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2000.09.07

위는 35주, 아래는 36주째
아래의 사진은 지금 보니 팔이 겐도 포즈네…;

35주가 지나면서 매주 검진을 다니고 있습니다. 화요일은 요가, 목요일은 검진을 받느라 일주일에 두번이나 병원을 왔다갔다하다보면 시간이 후떡후떡 지나가네요.

34주 끝쯤부터 태동이 환상적으로 과격해지더니 결국은 배 아래쪽이 좌악 스크래치가 가고 말았습니다.(나름 꾸준히 로션은 발라주고 있었는데…ㅠ.ㅠ) 일단 튼살에 혹시 뭐 좋은 게 없으려나 싶어 인터넷을 좀 뒤져보니 임신 중에 살이 트는 건 관리를 잘해줘도 결국 개개인의 체질에 좌우된다는 글이 많네요.
이왕 터버린 건 팔자려니 생각하면서 아직 붉은 기가 도는 동안은 잘 관리해주면 수습이 되기도 한다고 해서 이번에 동생이 들어오는 길에 사다준 비오템 튼살용 크림을 열심히 발라주고 있습니다.

35주째에는 몸무게 2270g으로, 여기저기 치수를 재던 의사 선생님이 고개를 살짝 갸우뚱 하며 얼굴 폭이 약간 좁은 것 같은데, 하더니 두번 재시더군요…; 다시 재본 결과 별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나 닮아서 앞뒤로 짱구라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_-;). 다리 길이를 재면서는 ‘다리가 기네요’ 라고 말씀해주셔서 립서비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더군요. 엄마나 아빠나 롱다리는 아닌데 말이죠.(‘-`)
그 주에 태동이 엄청나게 커져서 일단 이야기를 해봤는데 역시나 ‘태아가 건강하다는 증거예요, 그리고 이제 아기가 커져서 힘도 세져서 그렇지요’ 라는 당연한 답을 얻었습니다.

36주째 현재는 몸무게 2676g으로 순조롭게 잘 자라고 있다고 합니다. 수치들도 모두 주수에서 2-3일 정도 차이가 나는 정상 수치이고 제 몸무게도 별로 늘지 않은 상태네요.
이번주 검진은 연휴에 집에 놀러와 있던 동생과 함께 갔었는데, 싹싹하기 그지없는 의사 선생님이 멀리서 초음파 보러 왔다고(?) 구석구석 자세히도 보여주시더군요(…) 이번에 갔을 때는 사진에서처럼 입을 손으로 가리고 있어서 좀 아쉬웠는데 초음파 화면과 집에 있는 다른 초음파 사진들을 종합해본 동생의 감상으로는 입주위는 대나무숲, 그 위로 이마까지는 저를 닮은 것 같지 않냐더군요. 언제부터인가 초음파 사진에서도 뚜렷하게 보이는 이마 그늘은 아무래도 그 증거가 아닌가 싶습니다..;

36주가 넘어가니 슬슬 허리도 뻐근, 발뒤꿈치도 뻐근합니다. 게다가 어제 오늘은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뚝 떨어져 드디어 일본도 가을에 돌입했는데 이렇게 비내리는 날이면 기압이 불안정해서 배도 더 땡기네요.
태동은 여전히 과격해서 침대에 옆으로 누워 있다보면 배속에서 하도 쿵쿵거려서 그 반동으로 몸이 배에 끌려 앞으로 막 갈 것 같을 정도입니다.(…)
근래에 가장 재미있는 건 뱃속에서 아기가 딸꾹질 하는 걸 듣고 있을 때.
가끔가다 뱃속에서 푝푝 하는 거품 터지는 듯한 소리가 작게 들리면서 동시에 태동이 꿀럭꿀럭 하는데 그게 안에서 딸국질을 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요가수업의 조산사분 말로는 태아는 뱃속에서 대변 보는 일 말고는 모두 하고 있다더군요. : )

2-3주전부터 주말이 되면 태동이 평일보다 심해서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보통 태아는 여자인 엄마 목소리보다 아빠의 낮은 남자 목소리톤을 좋아한다는데 하루종일 아빠가 집에 있으면서 이런저런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냥 추측일 따름입니다만… : )
대나무숲은 벌써부터 틈만 나면 배에 대고 ‘아빠는 가을이 편이야~’ 라고 세뇌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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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sponses

  1. CHRIS

    35주째 사진 보면 반대로 위가 형부, 아래가 언니같기도 하단 말이야… (굳게 다문 입) 음… 어느쪽이 나은걸까 -_-a

    아, 그리고 헤비님 애기옷 보낼 주소 알려주길…

    1. 리츠코

      굳게 다문 입은 우리 부부 둘 다 트레이드 마크라오. -_-;

      소포 대신 부쳐줘서 Thanks~

  2. 저기. 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기 낳기전 최대한 아기를 아래쪽까지 내려오게 만드는 법이 있다네.

    쭈그려 앉아 걸레질……. 상당히 힘들긴 하지만 효과는 만점.

    안그러면 아이가 자궁에 둥둥 떠 있다가 결국 수술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네. 집사람도 8개월까지 몰라서 안하고 있더니. 조산원에서 알려줘 하게되었음.

    이제 막바지 조심할때일세. 순산~

    1. 리츠코

      헤뷔…-_- 여기서도 평소에 집안일 중에 걸레질이 순산에 좋다거나 진통이 시작되면 어느 정도 간격이 좁혀질 때까지 걸레질을 해서 아기가 나오기 쉽도록 하라는 말은 병원에서 일찍부터 하긴 한다만 걸레질은 집안 청소를 하다보면 원래도 하는 일 아닌가…
      그 이상으로 열심히 했다가는 오히려 조산할 것 같은데…

      나는 애초에 걸레질 안해서 아이가 자궁에 둥둥 떠 있다가 수술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인데 한국에서는 설마 그렇게 산모들에게 겁을 주는겨? -_-;

  3. >> ‘아빠는 가을이 편이야~’
    데굴데굴덱데굴. (<- 상황을 상상해 버렸...) 지금은 저렇게 말씀하셔도 이 다음에 어디선가 말뼉다구 같은 남자 데려오면 제일 먼저 뒤로 돌아 앉으실 것 같네요. ^^ p.s: 근데 벌써부터 겐도 포즈라니 가을양은 벌써부터 코나타 수업 중인 것일까요? (...)

    1. 리츠코

      이미 벌써부터 어떤 놈이 채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아직 나오지도 않았는데! -_-) 대나무숲이 가을이 편인거랑 그건 아예 별개의 문제인 게지요..( ”)